‘화석연료’ 언급 없는 COP합의 초안에… 30개국 서한 보내 항의

사우디 중국 등 산유국·개도국 중심 반대에
한국 포함 30개국 “화석연료서 멀어져야”

브라질 벨렝의 제30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 현장에서 시위자들이 현수막을 펼치고 있다. 벨렝=AP 연합뉴스

브라질 벨렝의 제30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 현장에서 시위자들이 현수막을 펼치고 있다. 벨렝=AP 연합뉴스

브라질 벨렝에서 개최 중인 제30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30)가 합의문 문안을 두고 협상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국가 간 의견 차이로 진통이 계속되고 있다. 합의문 초안에 화석연료의 단계적 퇴출과 관련한 내용이 담기지 못하면서 참여 국가 중 30개국 이상이 항의 서한을 보내는 일까지 벌어졌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유럽 국가들과 아시아·태평양 도서 국가 등 30개국은 COP30 폐회 당일인 21일(현지시간) 합의문 초안에 석유·석탄 등 화석연료의 단계적 퇴출이 빠져서는 안 된다는 내용의 항의 서한을 의장국 브라질에 보냈다. 한국도 해당 서한에 동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한에서 이들 국가는 “화석연료에서 멀어지는 전환을 질서정연하고 공정하게 실현해야 한다”며 “이러한 로드맵이 포함되지 않은 결과는 지지할 수 없다”고 밝혔다.

30개국이 공개적으로 반대 의사를 표명함에 따라 이날 오후 6시(한국시간 22일 오전 6시) 종료 예정인 회의에서 국가 간 격돌이 예상된다. 공개된 합의문 초안에는 화석연료가 전혀 언급되지 않았고, 이전 합의문에서 포함됐던 화석연료 관련 사항도 대부분 삭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보프케 후크스 유럽연합(EU) 기후변화 담당 집행위원은 “현재 논의 중인 합의문은 상당히 실망스럽다”며 해당 합의문이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조치에 대해 담대한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발표된 초안이 그대로 회의를 통과할 경우 2023년 열린 COP28 정상회의에서 합의한 “화석연료에서 벗어나는 전환”에 비해 상당히 후퇴한 셈이 된다. 브라질은 COP28에서 합의문에 포함하지 못했던 화석연료의 ‘단계적 퇴출(phase-out)’을 이번 회의를 통해 논의할 예정이었으나 사우디아라비아, 중국 등 여러 국가의 거센 반대에 부딪힌 상황이다.

이정혁 기자 dinne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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