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트리엇 부족 우크라, 유럽 9개국과 ‘탄도미사일 방어 연합체’ 결성
베를린=정승임 특파원
트럼프, 우크라에 ‘현지 생산’ 권한 부여했지만
생산 범위 모호하고 실전 배치까지 최소 1년 반
마크롱 “피를 흘려서라도 유럽 지킬 것” 강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비롯한 의지의연합 소속 정상들이 13일 프랑스 파리에서 정상회의에 앞서 사진쵤영을 하고 있다. 파리=EPA 연합뉴스
우크라이나가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유럽 9개국과 13일(현지시간) 탄도미사일 방어 능력을 강화하기 위한 연합체를 결성하기로 했다. 무인기(드론)와 순항미사일보다 막기 어렵다는 러시아의 탄도미사일을 요격하기 위한 것이다.
AP통신에 따르면 프랑스 파리를 방문 중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우크라이나의 전후 안보를 보장하기 위한 비공식 협의체인 ‘의지의 연합’ 소속 국가 정상들과 회동을 가진 뒤 이 같은 내용의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해당 성명에는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덴마크, 네덜란드, 노르웨이, 스웨덴 등 유럽 9개국도 참여했다.
이들 국가는 성명에서 “유럽을 보호하기 위해선 미래 미사일 위협을 억제하고 무력화할 수 있는 통합 미사일 방어 체제의 포괄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다만 방어 시스템 구축에 대한 구체적 시간표는 제시하지 않았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와 파트너 국가들이 향후 12개월 안에 대량생산이 가능하고 비용이 저렴한 미사일 시스템을 공동 개발할 수 있다”며 “이를 통해 유럽은 자체적으로 새로운 탄도미사일 방어 능력을 확보하고 보호가 필요한 전세계 다른 국가들에게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최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서 요격 무기 부족에 허덕이는 우크라이나에 패트리엇 현지 생산 권한(라이선스)을 주기로 했다. 다만 패트리엇 방공시스템을 구성하는 미사일, 발사대, 레이더 시스템, 지휘센터 중 무엇에 대한 생산 권한을 부여하겠다는 것인지 모호한데다 실전 배치까진 최소 1년 반 이상 이상 걸린다.
푸틴 “러 영토 공격하면 바로 대응”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3일 모스크바 러시아 국립센터에서 열린 전러시아인민전선(All-Russia People’s Front)의 ‘모든 것은 승리를 위해!(Everything for Victory!)’ 포럼에서 전시장을 둘러보고 있다. EPA 연합뉴스
러시아의 반발을 의식한 듯 이들은 성명에서 “이 연합체가 특정 국가나 국민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 우리 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드미트리 레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의지의 연합을 향해 “그들은 전쟁광들의 연합체”라며 “러시아에 전략적 패배를 안겨줄 수 있다는 심각한 망상에 사로잡혀 있다”고 말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그들(우크라이나)이 러시아 영토를 공격하려는 것이라면 우리도 상응하는 대응을 할 것”이라며 “우리의 공격이 몇 배 더 강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의 정유시설을 집중 공습하면서 러시아가 연료 부족사태에 직면하자 푸틴 대통령이 경고에 나선 것이다.
마크롱 “피를 흘려서라도 유럽 지킬 것”
이날 파리에선 탄도미사일 방어체계 구축을 위한 연합 회의 외에 ‘의지의 연합’ 정상 간 회의도 열렸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필요하다면 피를 흘려서라도 유럽 대륙을 지킬 준비가 돼 있다”며 유럽 국가들을 향해 “독자적인 국방 정책을 펼치지 말라”고 경고했다. 최근 프랑스와 독일의 차세대 전투기 개발 프로젝트가 양국 방산업체간 이견으로 무산된 것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 베를린=정승임 특파원choni@hankook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