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무 “종전 협상 좋은 신호”… 고농축 우라늄 처리가 최대 난관

워싱턴=권경성 특파원 외 1명

중재국 파키스탄 대표단 테헤란行
패전 모면 위한 핵물질 확보 절실
트럼프 “파괴하더라도 가져갈 것”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부 장관이 21일 미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인근 홈스테드 예비역 공군기지에서 출장길 항공기를 타기에 앞서 취재진과 대화하고 있다. 홈스테드=로이터 연합뉴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부 장관이 대(對)이란 종전 협상에서 긍정적 징후를 감지했다. 그러나 이란이 비축 중인 핵무기급 고농축 우라늄을 어떻게 처리할지에 대한 합의점을 찾는 게 가장 큰 난관이다.

상황 진전

루비오 장관은 21일(현지시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외무장관 회의 참석차 스웨덴으로 출국하기에 앞서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이란과의 종전 협상과 관련해 “지나치게 낙관하고 싶지 않다”면서도 “몇 가지 좋은 신호(some good signs)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중재국인 파키스탄 대표단이 테헤란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들었다며 “상황을 더 진전시키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튀르키예 아나돌루통신에 따르면 실제 아심 무니르 파키스탄 군 총사령관이 테헤란을 찾아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 아흐마드 바히디 이슬람혁명수비대 총사령관 등 이란 지도부와 임시 협정 세부 사항을 논의 중이다. △호르무즈해협 즉시 개방 △미국의 대이란 봉쇄 해제 △향후 30일 내 이란 비핵화 협상 개최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이란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최신 제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날 이란 반관영 ISNA통신은 “격차가 어느 정도 줄었다”고 보도했다.

2월 말 미국의 이란 공습으로 개전한 두 나라는 지난달 7일 휴전 합의 뒤 이란을 상대로 한 미국의 호르무즈해협 재개방 및 핵무기 보유 포기 등 요구와 반대급부 성격인 이란의 제재 완화 등 요구를 놓고 협상을 벌여 왔다. 미국의 영구 비핵화 요구를 이란이 받아들일 것인지가 최대 쟁점이다. 외신들에 따르면 현재 미국은 이란에 △20년간 핵 농축 프로그램 중단 △고농축(60%) 우라늄 전량(440㎏) 해외 반출 △나탄즈·포르도·이스파한 핵 시설 해체 등을 제안한 상태다.

가시적 성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 미 워싱턴 백악관 집무실(오벌오피스)에서 리 젤딘 환경보호청(EPA) 청장 등과 함께 냉장고·에어컨 냉매 관련 규제를 완화하겠다고 발표하고 있다. 워싱턴=UPI 연합뉴스

문제는 이란 영토 내의 고농축 우라늄을 어떻게 할 것이냐다. 이란은 저농도 희석을 바란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불가 방침은 확고하다. 이날도 ‘이란이 고농축 우라늄을 계속 보유할 수 있느냐’는 백악관 취재진 질문에 “안 된다(No)”고 답했다. 그는 “우리가 그것을 확보할 것이다. 그게 필요하지도 그것을 원하지도 않는다. 확보한 뒤에는 아마 파괴하겠지만, 이란이 계속 보유하게 두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고농축 우라늄의 해외 반출을 불허했다는 로이터통신 보도에 뒤따라 나온 발언이었다.

가뜩이나 사실상 패전이라는 비판이 비등한 상황에서 핵물질 확보라는 홍보 가능하고 가시적인 성과를 어떻게든 거둬야 불과 반년 앞으로 다가온 선거를 앞두고 추가 여론 악화를 막을 수 있는 게 트럼프 대통령의 처지다. 그러나 이란 정권으로서도 고농축 우라늄을 미국에 빼앗기는 것만큼 굴욕적인 일은 없다. 양측의 ‘레드라인(금지선)’이 충돌하고 있는 셈이다.

핵 합의 관련 중재 역할을 자처하고 나선 곳은 러시아다. 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러시아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9, 20일 중국 방문 때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이란이 농축 우라늄 비축분을 러시아로 옮기는 방안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미국·이란 간 협상 진전 기대감에 이날 유가가 다시 하락하고 주가는 상승했다. 특히 미국 뉴욕 증시에서는 다우지수가 최고치를 경신했다. 다만 불확실성은 남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주말 예정된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의 결혼식에 참석할 것이냐는 취재진 질문에 대이란 전쟁을 거론하며 확답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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