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게 안에 인화성 물질 가득”…태국 술집서 화재로 최소 27명 사망

곽주현 기자

피해자 다수 뒤쪽 화장실서 발견
부상자 중 22명은 위독한 상태
전기 합선 추정… 안전 조치 미비

13일 태국 방콕 짜뚜짝 지역에 전날 밤 발생한 화재로 인한 희생자들의 시신이 한줄로 놓여있다. 방콕=AP 연합뉴스

태국 방콕의 한 유명 술집에서 발생한 폭발 빛 화재 사고로 100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12일(현지시간) 오후 11시 57분 방콕 짜뚜짝 지역에 있는 술집 ‘롱 비어 나 랏 프라오’ 에서 화재가 발생하면서 27명이 사망하고 63명이 병원으로 이송됐다. 치차트 시티푼트 방콕 시장은 현지 매체 타이라트에 “확인된 사망자 중 남성과 여성은 각각 9명과 18명”이라며 “현재 부상자 중 22명은 연기 흡입 등으로 인해 위중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인근에서 오토바이 택시를 운영하는 한 목격자는 타이라트에 “사람들이 불길에 휩싸인 채 정문으로 뛰쳐 나왔고, 앞 유리창을 깨고 나온 사람들도 있었다”며 “20여 개의 창문에서 연기와 불길이 치솟았다”고 말했다. 그는 “가게 안에 발포 스티로폼과 장식물, 방음재 등 인화성이 높은 물질들이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덧붙였다.

사망자 27명 중 13일 오전까지 신원이 확인된 이는 6명뿐이다. 사망자 중 다수는 술집 뒤편 화장실 안에서 발견됐다. 태국 경찰은 “정전과 공황 상태에서 피해자들이 탈출구나 물을 구하기 위해 화장실로 달려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생존자들은 술집 내 공연 무대 앞쪽에서 불이 났다고 진술했다. 불이 시작되자 순식간에 연기가 가득 차면서 많은 사람들이 건물 뒤쪽으로 대피했는데, 비상구가 제대로 열리지 않으면서 희생자가 늘었다. 사탕 판매대 등이 가게 뒤쪽 통로를 막아 비상구로 통행이 불가능한 상태였으며, 비상구 자체도 평범한 나무 문에 ‘열지 마시오’라고 써 있어 희생자들이 혼란을 겪었을 가능성이 높았을 것으로 보인다. 밖으로 통하는 또 다른 문 앞 복도는 사물함과 선반이 막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타이라트에 따르면 태국 정부는 화재 초기 원인을 천장에 설치된 에어컨의 전기 합선으로 추정했다. 이후 벽면에 시공된 인화성 높은 방음재로 인해 불길이 빠르게 확산한 것으로 보인다.

태국에서는 과거에도 이와 비슷한 사건이 발생한 적 있다. 2022년 태국 동부 지역의 한 술집에서 불이 나면서 14명이 사망했고, 2009년에는 방콕의 한 나이트클럽 새해 전야 축제 도중 화재가 나 66명이 사망하고 200명 이상이 부상했다. 당시 화재는 실내에서 진행된 불꽃놀이가 원인으로 지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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