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 결국 100달러 돌파… 트럼프 “이란에 대규모 공격 준비”

김민호 기자

미국·이란 전쟁에 후티 반군까지 가세
홍해 관문 봉쇄당하자 유가 급등
트럼프 “전에 없던 대규모 공격 준비” 경고

24일 사회관계망서비스에 공개된 영상. 이란 남부 반다르아바스 항구에서 폭발이 일어나 연기와 불길이 치솟고 있다. 반다르 아바스=로이터 연합뉴스

글로벌 원유 공급망인 호르무즈해협에 이어 홍해까지 봉쇄될 위기에 놓이면서 23일(현지시간) 국제 유가가 또다시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공습 13일 차를 맞아 “이란을 향한 대규모 공격이 임박했다”고 경고했지만, 예멘 친(親)이란 무장단체 후티 반군까지 이란에 가세했다. 영국 가디언은 미국이 강공에 강공을 거듭하는 덫에 빠졌다고 지적했다.

영국 런던 인터컨티넨털익스체인지(ICE)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9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종가는 전날보다 7.04% 오른 배럴당 100.69달러를 기록했다.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거래된 9월 인도분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종가도 92.19달러를 기록해 전장보다 6.17% 올랐다. 브렌트유는 5월 22일, WTI는 지난달 4일 이후 가장 가격이 높았다.

미국·이란 전쟁 발발 이후 휴전이 이어지며 한때 배럴당 80달러대까지 떨어졌던 원유 가격은 후티 반군이 이달 20일 홍해 봉쇄를 선언한 후 꾸준히 오르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통신사 SPA는 후티 반군이 22일 홍해를 지나던 사우디 유조선 2척을 공격해 화재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홍해를 지나려던 선박 10척이 회항했고, 이란이 이달 군사고문과 무인기(드론) 부품을 후티 반군에 보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국제 유가는 앞으로도 상당 기간 요동칠 가능성이 높다. 후티 반군이 홍해에서 아라비아해로 빠져나가는 관문인 바브엘만데브해협을 사실상 장악했기 때문이다. 전 세계 무역량의 12%가 지나는 요충지다. 홍해 북쪽 수에즈운하를 활용해 아시아로 향하는 우회로가 있지만 선박들이 아프리카대륙을 한 바퀴 돌아야 한다.

마이클 래트니 전 주사우디아라비아 미국대사는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상업적 해상 교통을 차단하기 위해 미사일이나 드론이 실제 필요한 것은 아니다”라며 “해운사들이 바브엘만데브해협을 지나가기를 원하지 않는다면 사실상 봉쇄가 이뤄진 것”이라고 짚었다. 영국 BBC방송도 “석유와 가스, 비료 등 기타 필수품이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하지 못하면서 글로벌 공급망이 압박당하고 있다”며 “바브엘만데브해협까지 폐쇄된다면 세계 경제가 더욱 악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은 이란의 기세를 꺾을 대규모 공습을 준비하고 있다. AP통신은 이날 미군이 13일째 공습에 나섰고 이란 남부 최대 항구 반다르아바스와 케슘섬 일대에서 폭발이 보고됐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온라인매체 액시오스에 “이전보다 규모가 큰 대규모 공격을 고려하고 있다”며 “결정을 내리기 직전이고 모든 준비를 마쳤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전쟁 중 선박이나 화물에 발생한 모든 피해는 “미국이 소유하고 통제하는 이란의 돈으로 지불될 것”이라고 엄포를 놨다.

다만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공습만으로는 이란의 태도를 바꾸지 못할 것이라는 회의적 전망도 고개를 들고 있다. BBC는 “미국의 공습이 매일 밤마다 계속됐지만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가 호르무즈해협 통제권을 포기하도록 만들지는 못했다”고 꼬집었다.

#미국#국제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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