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외, 먹지 말고 입으세요”… 낙동강 참외, 가죽 지갑 된 사연은

칠곡군이 개발한 참외 가죽 지갑 제품. 참외 부산물을 활용한 국내 첫 친환경 가죽으로 제작됐다. 칠곡군 제공

칠곡=김재현 기자

국내 첫 참외 부산물 비건 가죽 개발
지갑·가방·펜케이스 등 함유율 10%
향후 자동차 내장재 등 산업화 확장

경북 칠곡군이 국내 최초로 참외 부산물을 활용해 개발한 친환경 가죽(비건 가죽) 지갑 제품. 참외의 속살과 열매, 잎, 땅을 모티브로 한 색상을 적용했다. 칠곡군 제공

장마철마다 폐기되던 참외가 친환경(비건) 가죽으로 재탄생했다. 참외 부산물을 활용한 비건 가죽 개발은 국내 처음이다.

경북 칠곡군은 참외 껍질을 건조해 분말로 만든 뒤 식물성 원단과 결합하는 방식으로 참외 비건 가죽 제품을 전국 최초로 만들었다고 12일 밝혔다. 카드지갑과 명함지갑, 펜케이스, 가방 등 다양한 제품으로 출시됐고, 친환경 패션 브랜드와 협업해 진행한 텀블벅 크라우드펀딩도 목표 금액을 조기에 달성했다.

칠곡군이 개발한 참외 가죽 지갑 제품. 참외 부산물을 활용한 국내 첫 친환경 가죽으로 제작됐다. 칠곡군 제공

이번 제품 개발은 장마철마다 버려지던 참외 저급과 문제에서 출발했다. 참외 주산지인 군에서는 상품성이 떨어지거나 가격 안정을 위해 수매한 참외 일부가 활용되지 못한 채 폐기되는 일이 빈번했다. 장마철에는 참외가 낙동강으로 흘러 들어가 환경 문제로 이어지기도 했다.

이에 군은 2024년부터 버려지는 참외를 새로운 산업 소재로 활용하기 위한 연구를 시작했다. 처음에는 참외를 통째로 건조해 가죽을 만드는 방식을 시도했지만 수분과 당분이 많아 원단의 강도와 내구성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군은 참외 속은 축산 사료로 활용하고 껍질만 가죽 원료로 사용하는 방식으로 연구 방향을 전환했다. 껍질을 건조·분말화해 식물성 원단과 결합하는 실험을 수십 차례 반복한 끝에 가죽 원단 개발에 성공했다. 이어 친환경 패션 브랜드 할리케이와 협업해 가방과 지갑, 펜케이스 등 첫 시제품을 제작하며 상품화에 속도를 냈다.

기술력도 꾸준히 향상되고 있다. 올해 1월 국내 비건표준인증원의 비건 제품 인증을 획득했는데 개발 초기 4%던 참외 함유율은 현재 10%로 늘었다. 군은 참외 함유율 22% 달성을 목표로 추가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김재욱(가운데) 칠곡군수와 칠곡군농업기술센터 직원들이 국내 최초로 개발한 참외 부산물 친환경 가죽(비건 가죽) 제품을 들어 보이고 있다. 김재현 기자

제품에는 지역의 정체성도 담았다. 제품 색상인 아이보리는 참외 속살, 노란색은 참외 열매, 초록색은 참외잎, 검은색은 참외가 자라는 땅을 의미한다. 해당 제품들은 현재 지역 공방 ‘참예담’이 제작해 북삼농협 하나로마트에서 판매하고 있다. 군은 앞으로 향후 자동차 내장재 등 참외 비건 가죽이 친환경 산업 소재로도 활용될 수 있도록 하는 등 본격적인 산업화에 나설 계획이다.

김재욱 군수는 “상품성이 떨어진 농산물도 아이디어와 기술을 만나면 새로운 산업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라며 “농업 부산물의 가치를 높여 농가 소득과 지역 산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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