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타바이러스는 또 다른 코로나가 아니다”

감염병 전문가들 “전파 방식·잠복기·확산 가능성 모두 달라…대중 위험 극히 낮아”

희귀한 설치류 매개 감염병인 한타바이러스 집단 감염 사례가 크루즈선에서 발생하면서 코로나19 초기 상황을 떠올리게 한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감염병 전문가들과 세계보건기구, 미국 보건당국은 이번 사례가 코로나19와는 전파 방식부터 확산 가능성까지 근본적으로 다르다며 일반 대중에게 미치는 위험은 극히 낮다고 밝혔다.

세계보건기구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사무총장은 CBS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것은 또 다른 코로나19가 아니다”라며 “과학적 평가와 증거에 따르면 위험은 낮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현재 네덜란드 국적 크루즈선 MV 혼디우스호와 관련해 확진 또는 의심 사례가 최소 11건 보고됐고, 이 가운데 3명이 사망했다. 미국인 승객 18명은 귀국 후 전문 의료시설에서 모니터링을 받고 있다.

전문가들이 가장 크게 강조하는 차이는 전염력이다. 코로나19는 호흡기 비말과 공기 전파를 통해 빠르게 확산될 수 있었지만, 이번 한타바이러스 변종인 안데스 바이러스는 사람 간 전파가 가능하더라도 매우 제한적인 조건에서만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세계보건기구 관계자는 “이것은 코로나19도, 독감도 아니다”라며 “선박이라는 밀폐된 공간에서 발생한 집단 감염일 뿐, 코로나19 팬데믹의 시작과는 전혀 다르다”고 설명했다.

CBS 뉴스 의학 특파원이자 감염병 전문가인 셀린 군더 박사는 코로나19를 “건조한 숲에 불씨가 떨어진 상황”에 비유한 반면, 한타바이러스는 “벽난로 속 젖은 장작”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는 전 세계가 실시간으로 배워야 했던 새로운 바이러스였지만, 한타바이러스는 수십 년간 연구돼 왔고 전파 경로도 비교적 잘 알려져 있다는 것이다. 특히 한타바이러스는 상기도가 아닌 폐 깊숙한 곳을 감염시키기 때문에 기침이나 호흡을 통해 바이러스가 쉽게 공기 중으로 퍼지기 어렵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또한 이번 발병과 관련된 안데스 바이러스는 감염된 사람과 장시간 밀접 접촉이 있어야 전파될 가능성이 높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는 감염이 대체로 증상이 있는 사람과 오랜 시간 직접 접촉했거나, 밀폐된 공간에서 장시간 함께 있었거나, 감염자의 타액·호흡기 분비물·체액에 노출된 경우에 국한된다고 설명했다. 단순한 일상 접촉만으로 쉽게 퍼지는 바이러스가 아니라는 뜻이다.

잠복기가 길다는 점도 코로나19와 다른 부분이다. 보건당국에 따르면 안데스 바이러스의 잠복기는 약 2주에서 6주로, 노출 후 증상이 나타나기까지 비교적 긴 시간이 걸릴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긴 잠복기가 보건당국이 접촉자를 추적하고 대응책을 마련할 시간을 벌어준다고 보고 있다. 반면 코로나19는 잠복기가 짧고 전파 속도가 빨라 초기 확산 차단이 훨씬 어려웠다.

미국 보건당국도 일반 대중에 대한 위험은 매우 낮다고 거듭 강조하고 있다. 브라이언 크리스틴 미국 보건복지부 보건차관보는 네브래스카대 의료센터 브리핑에서 “한타바이러스가 일반 대중에게 전파될 위험은 매우 낮다”며 “안데스 변종은 쉽게 전염되지 않고, 이미 증상이 있는 사람과 장시간 밀접 접촉해야 감염될 수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번 크루즈선 집단 감염을 심각하게 관리해야 할 공중보건 사안으로 보면서도, 코로나19와 같은 팬데믹으로 확대될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하고 있다. 핵심은 바이러스의 전파 효율이 낮고, 감염 조건이 제한적이며, 보건당국이 이미 접촉자 모니터링과 격리 조치를 진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일반 주민들은 과도한 불안보다는 보건당국의 안내를 확인하고, 설치류 배설물이나 오염 가능 환경에 노출되지 않도록 기본 예방수칙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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