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만에 재현된 ‘반쪽 국회’… 與, 11개 상임위원장 단독 선출

이서희 기자 외 2명

22대 후반기 국회도 ‘반쪽’ 개문발차
민주 “민생 법안 산적… 참을 만큼 참아”
국힘 “입법 독재”… 상임위 보이콧 시사
한성숙 총리 후보자 임명동의안도 통과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6회 국회(임시회) 제4차 본회의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여당 단독 원구성에 반대하는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 뉴스1

더불어민주당이 30일 18개 국회 상임위원회 중 11개 상임위의 위원장을 자당 의원으로 선출했다. 18개 상임위를 독식하지는 않았지만, ‘상원’ 역할을 하는 법제사법위원회와 경제 관련 주요 상임위 등 ‘알짜 상임위’를 챙겼다. 한성숙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도 범여권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민주당이 주도한 ‘반쪽’ 원 구성은 국민의힘 몫 7자리를 남겨두고 11개 상임위원장을 단독 선출했던 22대 전반기 국회 이후 2년 만이다. 야당이 없어도 ‘입법 성과만 내면 된다’는 여당과 ‘법사위원장 양보’ 요구만 반복하며 협상을 사실상 방기한 야당의 모습은 2년 전 그대로였다. 원 구성을 둘러싼 극한 대치로 후반기 국회도 시작부터 험로가 예상된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민주당 “1일부터 즉각 입법전쟁 돌입”

조정식 국회의장은 이날 오후 국민의힘 의원 95명을 11개 상임위 위원으로 강제 배정하고 본회의를 개의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에 반발해 전원 상임위원 사임계를 내고 본회의에 불참했다.

민주당은 조국혁신당, 진보당 등 범여권 의원들과 11개 상임위원장 선출안을 표결했다. 이에 민주당이 추천한 △법사위 서영교 △운영위 한병도 △정무위 유동수 △재정경제기획위 조승래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 송기헌 △국방위 진성준 △행안위 김영진 △문화체육관광위 이재정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 서삼석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 김정호 △예결위 이광재 등 11명의 신임 상임위원장이 선출됐다.

앞서 여야 원내 지도부는 온종일 원 구성을 위한 줄다리기 협상을 벌였지만, 법사위원장을 둘러싼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이) 법사위원장을 맡지 않는 한 견제와 균형이 깨질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지만, 민주당은 ‘야당의 법안 발목잡기’를 우려해 받아들이지 않았다. 법사위는 각 상임위를 통과한 법안의 체계·자구 심사를 담당하는 상임위로, 2016년까지 야당이 맡는 게 관례였다. 양당은 결국 본회의 약 4시간 전 협상 결렬을 선언했다.

이에 민주당은 단독으로 원 구성 절차에 돌입했다. 한병도 원내대표는 “참을 만큼 참았다”며 “민생 입법이 산적해 있다. 내일(7월 1일)부터 당장 각 상임위를 소집해 입법 전쟁에 돌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당초 민주당은 18개 상임위원장 모두를 갖는 방안도 검토했지만, 국정과제 이행을 위한 입법에 필요한 상임위를 확보하는 쪽으로 선회했다. 전반기에 국민의힘 몫이었던 재정·정무·국방위 위원장을 갖고 교육·국토교통·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장을 야당 몫으로 돌린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과 민주당 지지율이 하락 중인 가운데, 상임위원장을 독식할 경우 민심 이반이 가속화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뉴시스

국민의힘, 상임위 전면 보이콧 선언

민주당은 1일부터 소관 상임위에서 각종 쟁점 법안을 통과시키겠다는 입장이다. 한 원내대표는 본회의에 앞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국회법 개정을 통해 (민주당이) 상임위원장을 맡고 있는 곳과 아닌 곳까지 (법안을) 막힘없이 처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상임위원장이 정당한 사유 없이 회의 개최나 법안 심사를 지연시킬 수 없도록 관련 법을 손질하겠다는 것이다.

국민의힘은 “집권 여당의 입법 독재”라고 규탄했다. 정 원내대표는 “원 구성 정상화 없이는 어떤 협조도 없을 것”이라며 상임위 전면 보이콧을 시사했다. 장동혁 대표는 “민주당이 죽어도 법사위원장을 가져가려는 이유는 ‘이재명 재판 취소’가 목적”이라며 “그런다고 이재명이 감옥 안 갈까. 국민의 심판이 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국회는 이어 한 총리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도 범여권 의원 주도로 가결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한 후보자를 총리로 지명한 지 23일 만이다. 이 대통령은 한 총리 임명안을 재가하면서 대한민국 역사상 두 번째 여성 총리가 탄생했다. 노무현 정부 시절 한명숙 전 총리에 이어 20년 만이다.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

ko_KRKore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