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전 에이전트, 재산 은닉했나…강제집행면탈 수사 착수

법원, 손흥민 광고·초상권 독점 기망 인정
전 에이전트 재산에 압류·추심 명령 직후
운영하던 유학원 돌연 폐업·사업자 변경
투자 피해자 “강제집행 면탈 목적” 고소
전 에이전트 “적자로 폐업… 대표 안 해”

서울 강남경찰서. 연합뉴스

경찰이 축구 국가대표 선수 손흥민의 전 에이전트 장모씨를 상대로 강제집행면탈 혐의 수사에 착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장씨는 손흥민의 광고·초상권을 독점했다고 속여 외부 투자를 유치했다가 법원에서 투자금을 반환하라는 판결을 받았는데, 돈을 돌려주지 않으려 고의로 재산을 은닉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24일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투자기업 대표 A씨는 최근 장씨에 대한 강제집행면탈 혐의 고소장을 서울 강남경찰서에 제출했다. A씨는 2019년 손흥민의 국내 활동을 대리했던 장씨로부터 그가 보유한 스포츠유나이티드 지분 전부를 인수하려 했던 투자자다.

당시 A씨는 장씨가 제시한 ‘손흥민에 관한 독점 에이전트 계약서’를 믿고, 매매 대금 1,000만 달러(당시 약 117억 원) 중 490만 달러(약 58억 원)를 1차로 지급했다. 하지만 그해 11월 손흥민 측은 장씨에게 독점적 권한을 넘긴 적이 없다고 반박하며 장씨와의 업무 관계를 정리했다.

금전 피해를 보게 된 A씨는 장씨를 상대로 투자금 반환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장씨가 손흥민에 관한 권한이 없는데도 있는 것처럼 A씨를 기망했다며 A씨에게 6억352만 원의 손해를 배상하고 지연 이자를 지급하라고 판결(본보 4월 23일 자 10면)했다.

이후 법원은 지난해 11월 24일 장씨의 예금 계좌와 임대보증금 등에 대한 추심을 명령했다. 올 2월 2일에는 장씨가 운영하는 유학원의 예치금, 신용카드 대금, 장래에 입금될 금액까지 전부 압류한다고 결정했다. 장씨가 A씨에게 갚아야 할 돈은 지연 이자까지 포함해 총 6억9,577만 원으로 산정됐다.

하지만 장씨는 법원이 유학원에 대한 강제집행에 들어간 지 사흘 만인 2월 5일 돌연 유학원을 폐업했다. 비슷한 시기 해당 유학원 대표자는 안모씨로 변경됐다. A씨는 장씨가 사업자 명의를 제3자에게 돌려놔 재산을 숨긴 것이라 보고, 장씨를 강제집행면탈 혐의로 고소했다.

A씨는 고소장에서 “유학원 주소, 영업 형태, 운영 방식에 변화가 없었고 명의가 변경된 뒤에도 장씨가 실질적으로 유학원을 운영했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법원 집행관이 유학원에 방문했을 때 외국인 강사가 “유학원 최고경영자(CEO)는 장씨”라고 인정하는 발언이 담긴 녹취록도 증거로 제시됐다. 강제집행면탈죄는 법원의 압류 집행을 피하기 위한 목적으로 재산을 숨기거나 허위로 양도할 때 성립된다.

강남경찰서는 유학원 사업자 명의 변경 과정, 유학원 운영 주체 등을 조사해 실제 장씨가 재산을 빼돌리려는 의도가 있었는지 들여다보고 있다. A씨가 민사소송 결과를 토대로 장씨를 사기 혐의로 형사고소한 사건은 현재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금융범죄수사대가 수사 중이다.

장씨 측은 경영상 판단에 따른 폐업과 명의 변경이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장씨는 “유학원은 적자로 인해 폐업한 것”이라며 “현재 대표직을 유지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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