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파르스통신 “美, 추가요구 철회하고 MOU 원안 복귀”

소식통 인용
“트럼프, ‘이란 굴복’ 서사 만들려다 후퇴”
“초안으로 복귀해 이란 검토 가능”

이란 테헤란 바낙 광장에서 11일 사람들이 이란 미사일과 칼이 그려진 대형 광고판 앞을 지나가고 있다. 테헤란=EPA 연합뉴스

종전 양해각서(MOU)가 사실상 타결됐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주장에 이란 측은 아직 어떤 합의문 승인도 이뤄지지 않았다며 선을 그었다. 다만, 이란 국영 매체는 트럼프 대통령이 기존 입장을 철회하고, 미국과 이란 실무진이 합의한 MOU 초안을 수용하기로 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고 보도했다.

이란 국영 파르스통신은 11일(현지시간) 이란 협상팀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전날 카타르가 중재에 나서서 미국이 추가 요구사항을 철회했음을 전했다”며 “이는 양측 최종 승인을 기다리던 초기 종전 MOU로 복귀했다는 의미”라고 전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언론전과 위협적인 언사로 ‘이란이 폭격 압박에 후퇴했다’는 서사를 만들려고 했지만, 실상은 미국이 자신의 이전 요구로 되돌아온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통신은 양측이 다시 MOU 초안을 검토하게 된 만큼, 이란도 합의에 응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논의사항이 이란 최고지도부까지 올라가 승인을 받았다는 사실에 근거해 나는 미국 대통령으로서 오늘 저녁 예정됐던 이란에 대한 공습과 폭격을 취소했다”며 “논의 내용과 최종 쟁점은 개념적인 측면뿐 아니라 세부사항에 이르기까지 모든 당사자의 승인을 받았다”고 썼다. 트럼프 대통령이 밝힌 ‘당사자’는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튀르키예, 파키스탄, 바레인, 쿠웨이트, 요르단, 이집트 등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 “서명식의 시간과 장소는 곧 발표될 것”이라고 했다.

이에 에스마엘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이란 기자들에게 “그 어떤 것도 아직 최종 합의 단계에 이르지 않았다”며 “처음부터 우리 입장은 분명했고, 최종 문안의 상당 부분이 마무리됐지만, 입장을 계속 바꾼 건 미국”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란의 레드라인과 입장은 바뀌지 않았다”며 “압박·위협에 원칙적 입장을 굽힐 것이었다면 1년 전(지난해 6월 공습 당시) 이미 그렇게 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달 23일 미국과 이란 실무진은 중재국인 파키스탄 등을 통해 △군사작전의 완전한 종료와 60일간의 휴전 연장 △호르무즈해협 정상화 △이란의 핵무기 비추구 선언 △대(對)이란 제재의 단계적 완화 등을 담은 MOU 초안에 합의했다. 바가이 대변인은 당시 “MOU의 최종화 단계에 있다”면서도 최고지도자들의 승인이 각각 필요하기 때문에 “합의에서 매우 멀고도 매우 가깝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같은 날 트루스소셜에 “합의가 대체로 마무리”됐다고 썼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의 △핵무기 구매 전면 금지 △고농축 우라늄 확보 방식 및 시점 명문화 △호르무즈해협 재개방 관련 문구 수정 △자금 동결 해제 제외 등을 요구하면서 협상 자체가 중단됐다. 당시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연계 타스님뉴스는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 측의 방해로 MOU의 1, 2개 조항을 놓고 이견이 지속되고 있다”며 “미국이 계속 방해하면 타결이 불가하다는 입장을 중재국에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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