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해협 사이에 둔 이란·오만, 통행세 부과 같이 논의하기로

미국·이란 종전 MOU 후속 논의
해협 사이에 둔 양국 공동 관리할 듯
美 의식한 듯 “주권적 권리 존중해야”

하이탐 빈 타리크(오른쪽) 오만 술탄과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이 23일 오만 무스카트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이란과 오만이 호르무즈해협 항행 관리를 공동 논의하기 위한 ‘공동 실무 그룹(Joint Working Group)’을 만들기로 합의했다. 해협 통항을 위한 ‘서비스 요금’, 즉 통행세 부과를 공동으로 검토하기 위해서다.

오만 외교부는 23일(현지시간) 엑스(X)에 게시한 성명에서 “양국은 호르무즈해협 향후 항행 관리 및 제공될 서비스, 관련 비용에 대한 합의를 도출하기 위해 양국 외무부간 합동 실무그룹을 통해 대화를 지속하기로 합의했다”며 “해당 지역 연안국 및 기타 관련 당사자들과도 논의를 진행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 내용은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과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이 22일 오만을 찾아 바드르 빈 하마드 알 부사이디 오만 외무장관과 회담한 뒤 공동 성명 형태로 나왔다. 호르무즈해협을 사이에 두고 마주하고 있는 두 국가는 미국과 이란 간 체결된 ‘이슬라바마드 양해각서(MOU)’를 논의하기 위해 이날 만났다.

MOU 제5항에는 이란이 ’60일간 호르무즈해협의 통행료 없는 안전한 통항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고 규정돼 있지만, 동시에 ‘해협과 관련해 오만과 대화하고 페르시아만 연안국들과 협의한다’는 내용이 담겨져 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60일이 지난 뒤 이란과 오만이 공동으로 해협을 관리하면서 통행료를 부과할 수 있으며, 미국이 이를 사실상 용인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날 이란과 오만이 설치하기로 한 합동 실무그룹은 이를 위한 사전 작업일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일 트루스소셜에 “60일 뒤에도 해협 통행료는 없을 것”이라며 “통행료가 미국에 의해, 미국을 위해 부과되는 경우는 예외”라고 주장했다. 미국이 중동 국가들의 ‘수호천사’로서 제공한 서비스에 대한 대가로 미국이 통행료를 징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의식한 듯 성명에서 두 국가 모두 호르무즈해협 내 자국 영해에 대한 주권과 권리를 강조했다. 이들은 “호르무즈해협을 국제 항행을 위한 안전하고 개방된 항로로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면서 “해협과 관련한 모든 조치는 해협의 두 연안국의 주권과 주권적 권리를 완전히 존중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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