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라델피아가 세계 야구의 중심으로…하퍼·슈워버, 홈런더비 동반 출전

필리스 선수 두 명 동시 출전은 구단 역사상 처음

하퍼는 1라운드 탈락…슈워버는 홈팬 응원 속 준결승 진출

【필라델피아】 필라델피아 필리스의 간판타자 브라이스 하퍼와 카일 슈워버가 홈구장 시티즌스뱅크파크에서 열린 2026 메이저리그 홈런더비에 나란히 출전하며 구단 역사에 새로운 장면을 남겼다.

필리스 선수 두 명이 같은 해 홈런더비에 함께 참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두 선수는 13일 월요일 밤 필라델피아 팬들의 뜨거운 환호를 받으며 타석에 들어섰다.

이번 홈런더비는 필라델피아에서 1996년 이후 30년 만에 열린 메이저리그 올스타 축제의 핵심 행사다. 2004년 문을 연 시티즌스뱅크파크에서 홈런더비가 개최된 것도 처음이다. 매진된 경기장은 필리스의 두 대표 강타자가 홈런 경쟁에 나서는 모습을 보기 위해 모인 팬들로 가득 찼다.

2018년 결승 맞대결 이후 다시 한 무대에

하퍼와 슈워버는 홈런더비에서 이미 특별한 인연을 갖고 있다.

두 선수는 2018년 워싱턴 내셔널스의 홈구장 내셔널스파크에서 열린 홈런더비 결승에서 맞붙었다. 당시 워싱턴 소속이던 하퍼가 시카고 컵스에서 뛰던 슈워버를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8년 뒤 두 사람은 필리스의 동료가 돼 이번에는 같은 홈팬 앞에서 우승에 도전했다.

하퍼에게는 개인 통산 세 번째 홈런더비 출전이었다. 그는 2013년 준우승을 차지했고, 2018년에는 정상에 올랐다. 이번 대회에서 우승했다면 서로 다른 두 홈구장에서 홈런더비 우승을 차지하는 특별한 기록을 세울 수 있었다.

슈워버 역시 세 번째 출전이다. 그는 2018년 결승에 올랐으며, 필리스 소속이던 2022년에도 대회에 참가했지만 1라운드에서 앨버트 푸홀스에게 패했다.

하퍼 8개로 탈락…“마지막 홈런더비”

하퍼는 1라운드에서 홈런 8개를 기록하며 아쉽게 다음 라운드 진출에 실패했다.

하퍼는 타석에 들어서기 전 특유의 연출과 몸짓으로 홈팬들의 함성을 끌어냈다. 그러나 제한된 기회에서 타구를 충분히 담장 밖으로 보내지 못했다. 경기 후 하퍼는 이번 대회가 자신의 마지막 홈런더비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비록 우승 도전은 일찍 끝났지만, 홈구장에서 필리스 유니폼을 입고 참가한 장면 자체가 팬들에게는 특별한 순간이었다. 하퍼는 2019년 필리스에 합류한 이후 팀의 중심선수로 활약하며 필라델피아 야구의 새로운 시대를 상징해 왔다.

슈워버는 10개 기록하며 준결승 진출

슈워버는 1라운드에서 홈런 10개를 터뜨려 상위 4명에게 주어지는 준결승 진출권을 따냈다.

보스턴의 윌슨 콘트레라스와 세인트루이스의 조던 워커가 각각 13개, 탬파베이의 주니어 카미네로가 12개를 기록했으며, 슈워버가 네 번째로 다음 라운드에 올랐다.

슈워버는 2026시즌 전반기 메이저리그 홈런 선두를 달리며 이번 대회의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혔다. 필라델피아 팬들은 슈워버가 공을 담장 밖으로 보낼 때마다 정규시즌 경기 못지않은 함성을 쏟아냈다.

시간제 대신 ‘스윙 수’ 방식 도입

올해 홈런더비는 기존 시간제 경기 방식 대신 제한된 스윙 수 안에서 홈런을 겨루는 방식으로 변경됐다.

1라운드에서는 선수마다 20번의 스윙 기회가 주어지고, 가장 많은 홈런을 기록한 4명이 준결승에 진출한다. 준결승과 결승에서는 각각 15번의 스윙이 허용된다. 마지막 스윙에서 홈런이 나오면 홈런을 치지 못할 때까지 계속 스윙할 수 있다.

1라운드 동률이 발생하면 가장 긴 홈런을 친 선수가 진출하며, 준결승과 결승 동률은 세 차례 스윙으로 진행하는 추가 대결로 승자를 결정한다.

이번 대회는 홈런더비가 처음으로 넷플릭스를 통해 생중계됐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컸다. 메이저리그의 대표적인 올스타 행사가 전통적인 스포츠 채널을 넘어 세계적인 스트리밍 플랫폼으로 옮겨가면서 필라델피아의 경기장과 도시 풍경도 전 세계 시청자들에게 소개됐다.

필리스 5명, 홈구장 올스타전에 출전

홈런더비에 이어 14일 화요일에는 시티즌스뱅크파크에서 메이저리그 올스타전이 열린다.

필리스에서는 크리스토퍼 산체스가 내셔널리그 선발투수로 나선다. 필리스 투수가 올스타전에 선발 등판하는 것은 2011년 로이 할러데이 이후 처음이며, 산체스는 자신의 홈구장에서 올스타전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오르는 특별한 기회를 얻게 됐다.

슈워버는 내셔널리그 1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하고, 브랜든 마쉬도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하퍼와 투수 헤수스 루자르도, 조안 두란도 필리스를 대표하는 올스타로 선정됐다.

필리스 선수들이 홈런더비와 올스타전의 중심에 서면서 2026년 올스타 주간은 필라델피아 야구 역사에서 오랫동안 기억될 축제로 자리 잡게 됐다.

이번 행사는 단순한 시범경기를 넘어 필라델피아가 다시 한번 미국 프로야구의 중심 도시라는 사실을 전 세계 팬들에게 보여주는 무대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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