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갈채 받은 세계유산위 개회식… 총감독이 말하는 K헤리티지 의 멋

부산=인현우 기자

제48차 세계유산위원회 개막행사 연출한 원일 총감독
“한국 유산, 자연을 끌어안아 삶 속에 녹여내는 보석”
‘예술의 기여’ 밝힌 지드래곤 연설엔 “감동하고 공감”

19일 부산에서 열린 제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개회식 공연 모습. 소리꾼 김율희의 구음과 승무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춤 가운데서 반가사유상 형상이 떠오르고 있다. 부산=청와대사진기자단

무대에 깔린 어둠 속, 소리꾼 김율희의 구음과 함께 푸른 장삼이 춤추며 위기에 처한 유산을 치유했다. 한국 유산의 대표 격인 반가사유상이 공중으로 떠오르며 피워올린 달빛은, 청년들이 벌이는 강강술래를 재해석한 ‘대동’의 춤과 함께 부산 영도대교 위로 크게 떴다. 빛이 무대를 꽉 채우며 춤판이 마무리되자, 환호와 박수가 밀어닥쳤다.

19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제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의 개회식 공연이었다. 이 공연을 연출한 원일 총감독은 다음 날인 20일 기자들과 만나 무대에 쏟아진 갈채에 대해 “서로 다른 이들이 하나가 되는 에너지가 잘 전달됐구나 싶어 기분이 좋았다”고 말했다. 원 감독은 국가유산청에 의해 이번 세계유산위의 공식행사 총감독으로 위촉돼 개회식과 폐회식 연출을 맡았다.

세계유산위원회 개회식을 연출한 원일 총감독이 20일 부산 벡스코에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부산=연합뉴스

원 감독은 한국 전통 유산을 현대 예술과 연결하는 연출가로서 활동해 왔다. 그는 “전통과 현대를 잇는 것이 제 정체성이고, 이번 개막식에도 그 내용이 수놓여 있다”면서 “과거의 아름다움을 발견하면 현재의 내게로 이어지며 느끼는 자긍심이 있다”고 밝혔다. 이번 공연에서 경복궁 수문장 교대 의식으로 표현되는 ‘문’을 공간적 상징으로 놓은 것도, 한국 전통의 가치가 높아진 가운데 ‘문을 당당하게 열고 자신감 있게 세계를 맞이할 수 있다’는 뜻을 품고 있다.

원 감독이 말하는 한국 유산의 매력은 “자연을 끌어안아서 삶 속에 녹여낸다”는 것. 그는 “수문장 공연을 준비하면서 빈 경복궁에 들어갈 기회가 있었는데, 거기서 보이는 인왕산과 북악산의 풍경이 너무 아름다웠다”면서 “한국의 유산은 자연과 전통 위에서 가장 좋은 위치에 놓이도록 설계된 보석과도 같은 느낌”이라고 말했다.

제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홍보대사 지드래곤이 19일 부산에서 열린 제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개회식 도중 발언하고 있다. 지드래곤은 깨끗한 흰 정장을 입고 ‘예술의 사회적 역할’에 대해 밝혔다. 부산=청와대사진기자단

세계유산위 홍보대사를 맡은 지드래곤이 개회식 도중 무대에 오른 것도 화제였다. 원 감독은 “지드래곤과 따로 얘기한 적은 없었다”면서도 “연설 내용에 감동하고 공감했다”고 말했다. “예술가로서 예술이 평화를 지키는 데 기여할 수 있음을 진정성 있게 말했다”는 것. 지드래곤이 직접 공연을 할 것이란 기대도 있었지만 애초부터 고려되지 않았다고 한다. 원 감독은 “(지드래곤이) 자신이 주인공이 아니기 때문에 (무대에) 나오는 것조차 미안해했다”고 전했다.

원 감독은 28일로 예정된 폐회식에서 전통 음악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악단광칠과 DJ 페기굿 등 음악가를 무대에 올리며 ‘전통의 현대적 재해석’이란 흐름을 이어간다. 그는 “개회식은 시각적으로 한국 유산의 가치를 보여주는 게 중요했다면, 폐회식은 음악을 중심으로 좀 더 동적이고 감각적인 무대가 될 것”이라 예고했다. 앞으로의 활동에 대해선 “한국의 자연유산을 작품에 녹이고 싶다”면서 세계자연유산 갯벌과 제주 한라산 백록담 등을 공연 내용이나 무대 이미지로 활용하고 싶다고 밝혔다.

#유네스코#지드래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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