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샷AI, 클로드 ‘증류’하고 수출 금지 엔비디아 GB300로 훈련”…백악관 과학실장·앤트로픽도 공세

실리콘밸리=박지연 특파원

백악관 “문샷AI, 클로드 증류” 정보 입수
中 수출 금지 엔비디아 GB300로 훈련
주미중국대사관 “완전히 사실무근” 반박

18일 중국 상하이의 2026 세계인공지능대회(WAIC) 행사장. 중국 스타트업 ‘문샷’의 인공지능(AI) 모델 ‘키미 K3’ 홍보 부스에서 관람객들이 이벤트에 참여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과 중국이 9월 첫 고위급 인공지능(AI) 회담을 추진하는 가운데 미국의 대중 AI 견제가 한층 거칠어지고 있다. 미국 정부가 중국 AI 기업들의 미국산 AI 모델 ‘증류(distillation)’를 지식재산권(IP) 침해로 규정하며 제재 가능성을 공개 경고한 데 이어, 백악관과 AI 기업 앤트로픽까지 중국 기업을 구체적으로 지목하고 나섰다. 양국의 AI 경쟁이 기술 주도권 다툼을 넘어 ‘AI 기술 탈취’를 둘러싼 안보·제재 갈등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22일(현지시간)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엑스(X)에 “개방형 AI와 그에 따른 혁신을 지지하지만 미국 지식재산권(IP)에 대한 사냥터 개방까지 허가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적었다. 이어 중국 기업들이 산업 전반에 걸쳐 미국 IP를 대규모로 훔치는 ‘증류’ 공격을 할 경우 제재와 수출통제 명단(Entity List) 등재를 검토하겠다고 경고했다.

증류는 성능이 뛰어난 AI 모델의 답변을 데이터로 활용해 새로운 모델을 훈련하는 기법이다. AI 업계에서 종종 활용되는 기술이지만, 상용 AI 모델의 출력물을 대규모로 무단 수집해 경쟁 모델을 개발하면 약관 위반이나 IP 침해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

백악관까지 나서 “문샷AI가 클로드 증류” 앤트로픽 호응

마이클 크라치오스 백악관 과학기술정책실(OSTP) 실장이 22일 “(중국의) 문샷AI가 K3 모델 개발을 위해 앤트로픽의 페이블(Fable)을 정제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며 “미국의 독점 기술을 훔치고 미국의 연구를 저해하려는 목적으로 자행되는 대규모의 은밀한 산업적 정제는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X 캡처

특히 이날 마이클 크라치오스 백악관 과학기술정책실(OSTP) 실장이 중국 AI 스타트업 문샷AI를 직접 겨냥하면서 파장이 커졌다. 크라치오스 실장은 문샷AI가 앤트로픽의 AI 모델 ‘클로드 페이블’을 증류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며, 미국 모델에 대한 대규모 증류를 수행할 수 있는 내부 플랫폼을 개발하고 탐지를 피하기 위해 접근 방식을 빠르게 바꿨다고 주장했다.

또 문샷AI가 중국 수출이 금지된 엔비디아의 ‘그레이스 블랙웰’ 기반 AI 슈퍼컴퓨터 GB300을 활용해 모델을 훈련했으며, 태국에서 해당 설비에 접속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의 독점 기술을 훔치고 미국의 연구를 훼손하기 위한 대규모의 은밀한 증류 행위는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앤트로픽도 즉각 호응했다. 새러 헥 앤트로픽 공공정책 총괄은 “이 사안에 대해 목소리를 내줘 감사하다”며 “불법적이고 적대적인 데이터 추출은 IP 침해이자 산업 스파이 활동으로, 적국의 군사·정보 능력을 강화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앤트로픽은 앞서 딥시크와 문샷AI, 미니맥스 등이 클로드의 답변을 무단 추출했다고 주장해왔다.

반면 중국은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류창 주미중국대사관 대변인은 크라치오스 실장의 발언을 두고 “완전히 사실무근”이라며 중국 AI 산업의 성과를 비방하거나 깎아내리는 정치적 공격이라고 반박했다.

미·중 간 갈등은 오는 9월 예정된 첫 AI 고위급 회담을 앞두고 오히려 격화하는 양상이다. 당초 양국이 AI 위험과 국제 규범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미국이 ‘증류’를 제재와 수출통제의 대상으로 공식 거론하면서 회담의 핵심 의제 역시 기술 보호와 AI 공급망 통제로 옮겨갈 가능성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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