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신 ‘기쁨의교회 영입’ 갈등…신사도 논란 넘어 교단 치리질서 쟁점으로

가계저주·산지정복·영적전쟁 등 과거 사역 놓고 ‘이단성’ 논란

중서울노회 “총회 결의 따라 영입”…상설재판국은 가입 승인 취소

제110회 총회 표결 해석도 충돌…제111회 총회 최종 판단 주목

대한예수교장로회 합신 교단에서 용인 기쁨의교회와 정의호 목사의 영입을 둘러싼 논란이 신학적 문제를 넘어 총회와 노회 사이의 치리권과 행정질서 문제로 확산되고 있다. 중서울노회가 지난 1월 기쁨의교회와 정의호·손인규 목사의 가입을 승인했지만, 총회 상설재판국은 3월 23일 해당 행정처분을 취소했다. 그러나 중서울노회가 제110회 총회의 실제 결의 취지를 근거로 영입의 정당성을 주장하면서 양측의 입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논란의 출발점은 기쁨의교회와 정의호 목사의 과거 사역에 제기된 신사도운동 및 이단성 문제다. 합신 이단사이비대책위원회는 정의호 목사와 기쁨의교회의 과거 사역을 조사하면서 가계저주론, 축사와 영적전쟁, ‘산지 정복’ 중보기도, 천국·지옥 등 초자연적 체험을 강조한 사역, 신사도운동과 관련해 논란이 된 일부 인사들과의 교류 등을 주요 문제로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정의호 목사의 과거 설교 가운데 가계에 역사하는 마귀의 세력과 ‘저주를 끊는 기도’를 언급한 내용이 확인되면서 논란이 커졌다. 일반적인 개혁주의 신학에서는 조상의 죄가 후손에게 현실적·사회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과, 특정 가문에 영적 저주가 계승돼 별도의 ‘저주 끊기’ 기도나 축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것을 구별한다. 후자의 경우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구속의 완전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것이 비판의 핵심이다.

기쁨의교회가 과거 사용했던 ‘산지 정복 중보기도’도 논란의 대상이 됐다. 정치와 교육, 문화, 경제, 미디어 등 사회 각 영역을 놓고 기도한다는 것 자체가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신사도운동에서 주장해 온 이른바 ‘일곱 산’ 또는 통치신학과 유사한 형태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여기에 축사, 땅밟기, 특별한 영적 체험 등이 결합될 경우 신사도운동의 영적전쟁 체계와 상당 부분 유사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정의호 목사 측은 이에 대해 신사도운동을 따르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혀 왔다. 과거 일부 은사 중심 집회에 참석하거나 관련 인사를 초청한 일이 있지만 이후 문제점을 알고 관계를 정리했으며, ‘산지 정복’ 역시 세상 속에서 그리스도인이 빛과 소금으로 살아야 한다는 의미였을 뿐 신사도운동의 통치신학을 따른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과거 홈페이지에 남아 있던 일부 자료에 대해서도 현재는 시행하지 않는 오래된 내용이 부주의로 남아 있었던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이 사건을 두고 현재 단계에서 정의호 목사와 기쁨의교회가 ‘이단으로 최종 확정됐다’고 표현하는 것은 정확하지 않다. 제110회 합신 총회에서는 이단사이비대책위원회가 제기한 심각한 이단성 문제를 즉시 최종 확정하기보다 일정 기간 지도를 받은 뒤 다시 판단하기로 하면서 결론을 유예했다. 따라서 현재의 핵심은 과거 사역에 실제 문제가 있었느냐뿐 아니라, 문제로 지적된 신학과 사역이 이후 실질적으로 수정됐는지를 어떻게 확인할 것인가에 있다.

논란은 중서울노회가 올해 1월 5일 임시노회를 열어 기쁨의교회와 정의호·손인규 목사의 가입을 승인하면서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중서울노회는 제110회 총회 당시 이대위가 제출한 ‘1년간 이단성으로 규정한 뒤 제111회 총회에 보고하자’는 안이 부결됐으며, 대신 기쁨의교회가 노회에 가입해 일정 기간 치리와 지도를 받도록 하자는 취지의 개의안이 가결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자신들의 영입 결정은 총회 결의에 반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 취지를 이행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총회 측과 상설재판국의 판단은 달랐다. 총회 상설재판국은 중서울노회의 가입 승인 행정처분을 취소하면서 제110회 총회가 기쁨의교회의 이단성 판단을 1년간 유예한 상태였다는 점과 함께 노회의 영입 절차, 가입 자격과 관할, 조사 및 문답 과정 등 여러 행정적 문제를 지적했다. 이에 따라 상설재판국의 판결이 유지되는 한 중서울노회의 1월 가입 승인 행정처분은 효력을 인정받기 어려운 상황이다.

제110회 총회의 실제 표결 내용을 둘러싼 해석도 중요한 쟁점이다. 당시 회의에서 ‘노회에 가입시켜 치리와 지도를 받도록 하자’는 취지의 개의가 실제 제안됐다는 점은 중서울노회 주장에 힘을 싣는다. 반면 실제 표결에 앞서 총회장이 해당 안을 ‘이단성 규정을 1년 더 유예하는 안’이라는 취지로 정리해 표결에 부쳤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결국 개의안을 낸 총대의 원래 제안과 의장이 최종적으로 총대들에게 제시한 표결 문구 사이에 차이가 있었느냐가 결의의 의미를 판단하는 핵심이 되고 있다.

회의법적으로는 의장이 실제 표결에 부친 안건의 문구가 무엇이었는지가 중요하다는 점에서 총회 측 해석이 보다 설득력이 있다는 시각이 있다. 그러나 개의안 자체가 ‘1년 유예와 노회 가입 후 지도’를 하나의 내용으로 정식 발의하고 재청받은 것이었다면, 의장이 이를 단순히 ‘1년 유예’로 축약해 표결하는 것이 적절했는지를 둘러싼 절차적 논란도 남는다. 따라서 당시 전체 녹취와 회의록, 실제 발의·재청·표결 과정을 종합적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중서울노회가 제기한 총회 정족수 문제 역시 향후 논쟁거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중서울노회 측은 해당 안건을 다룰 당시 장로총대 수가 헌법상 정족수에 미치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총회 개회 당시 성수가 성립한 뒤 회의가 계속되는 과정에서도 매 회기마다 동일한 정족수를 유지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해석이 엇갈릴 수 있어, 이 문제 역시 단순하게 결론 내리기 어렵다.

결국 이번 사태는 한 교회의 가입 여부를 넘어 합신 교단의 신학적 정체성과 치리질서를 동시에 시험하는 사건이 되고 있다. 과거 기쁨의교회 사역에서 나타난 신사도적 요소와 가계저주론 등에 대해 충분한 검증이 필요하다는 주장과, 문제를 수정하고 교단의 지도를 받으려는 교회를 포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맞서고 있다. 동시에 총회의 미결 사안을 개별 노회가 어느 범위까지 판단할 수 있는지, 상설재판국의 판결에 노회가 어떻게 따라야 하는지라는 장로교 정치의 기본 질서 문제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따라서 이번 사건을 단순히 ‘이단이냐 아니냐’의 문제로만 보는 것은 사건의 본질을 놓칠 수 있다. 과거 제기된 신학적 문제를 객관적으로 검증하는 일과 함께, 당사자가 실제로 잘못된 가르침을 철회하고 수정했는지를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동시에 총회와 노회는 제110회 총회 결의의 정확한 의미와 행정 절차의 적법성을 명확하게 정리해야 할 책임이 있다.

오는 제111회 총회에서 정의호 목사와 기쁨의교회에 대한 이단성 조사 결과와 중서울노회의 영입 문제, 상설재판국 판결에 대한 후속 처리가 어떻게 정리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번 총회의 결정은 한 교회의 교단 가입 문제를 넘어 앞으로 합신이 신학적 논란이 있는 교회와 목회자의 회복과 검증을 어떤 원칙과 절차에 따라 다룰 것인지에 대한 중요한 선례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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