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번 돈 AI가 삼켰다…구글 매출 177조에도 현금흐름은 ‘적자’

실리콘밸리=박지연 특파원

알파벳 2분기 깜짝 실적 발표
AI붐에 매출 기대치 넘었지만
막대한 AI 투자에 현금흐름 적자

구글 로고

구글 모회사 알파벳이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2분기 실적을 내놓으며 인공지능(AI) 붐의 수혜를 입증했다. 그러나 AI 인프라 구축에 천문학적인 자금을 쏟아부으면서 현금흐름은 오히려 적자로 돌아섰다.

알파벳은 22일(현지시간) 2분기 매출이 1,198억 달러(약 177조 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4% 증가한 수치로, 시장조사업체 런던증권거래소그룹(LSEG)이 집계한 전망치(1,169억 달러)를 웃돈다.

성장을 이끈 것은 클라우드 사업이다. 구글 클라우드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2% 증가한 248억 달러를 기록했다. 기업들이 생성형 AI 서비스 도입을 확대하면서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인프라 수요가 급증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주력 사업인 검색 광고와 유튜브 광고 매출도 각각 632억 달러, 111억 달러를 기록하며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갔다.

수익성도 예상보다 좋았다. 주당순이익(EPS)은 9.11달러로 월 전망치인 2.89달러를 크게 넘어섰다. 알파벳은 이에 대해 스페이스X와 AI 기업 앤트로픽 등에 대한 투자 지분 가치가 상승하면서 평가이익이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실적 좋았지만 투자 부담도

반면 AI 투자 부담도 본격적으로 드러났다. 알파벳의 2분기 자본지출은 449억 달러(약 66조3,000억 원)에 달했다. 시장 예상치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대규모 설비 투자 영향으로 잉여현금흐름(FCF)은 마이너스 58억6,000만 달러(약 8조 6,640억 원)를 기록했다. 잉여현금흐름은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현금에서 설비투자 비용을 제외한 것으로, 기업의 실질적인 현금 창출 능력을 보여준다.

알파벳은 지난해 하반기 분기당 240억 달러(약 35조 4,840억 원) 이상의 잉여현금흐름을 기록했으나 올해 들어 빠르게 감소했고, 이번 분기에는 결국 적자로 전환됐다. AI 데이터센터와 서버 구축에 들어가는 천문학적 비용이 실적을 압박하기 시작한 셈이다.

순다르 피차이 최고경영자(CEO)는 “우리의 AI 투자는 모든 분야에서 가능성의 지평을 새롭게 정의하고 있다”며 “풀스택(전방위) AI 접근 방식이 고객에게 실질적이고 측정 가능한 가치를 제공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또 포천 100대 기업의 약 90%가 기업용 제미나이 모델을 도입했으며, 제미나이 앱 월간 활성 이용자는 9억5,000만 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이번 실적이 AI 수요 확대의 수혜를 확인시켜줬다는 평가와 함께, AI 경쟁을 위한 막대한 투자 부담이 본격화하기 시작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AI 구축 작업이 계속됨에 따라, 회사는 올해 설비투자(CAPEX) 추정치를 150억 달러 늘려 1,950억~2,050억 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아낫 아슈케나지 최고재무책임자(CFO)는 “2분기에 마이너스로 돌아선 잉여현금흐름이 기술 인프라 투자로 인해 계속 압박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피차이는 컨퍼런스 콜에서 제미나이 3.5 프로를 테스트 중이며 차세대 모델인 제미나이 4의 사전 학습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또 포천 100대 기업의 약 90%가 제미나이의 기업 설루션과 클라우드 보안 인프라를 사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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