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게이츠 “엡스타인 만난 건 판단 착오… 내 불륜으로 협박당해”

이소라 기자

美 하원 청문회서 “범죄 행위 몰랐다” 진술
“2011~2014년 제한적 교류… 나를 이용”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가 2022년 9월 미국 뉴욕에서 열린 한 컨퍼런스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뉴욕=AP 연합뉴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공동창업자가 미국 하원 청문회에서 ‘미성년 상대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2019년 8월 사망)과의 교류와 관련해 “그의 성범죄 행위를 전혀 알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또 자신의 불륜 사실을 알아낸 엡스타인이 이를 이용해 관계를 이어 가려 했다고 주장했다.

10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 등에 따르면 게이츠는 이날 미 하원 감독위원회 비공개 청문회에 출석해 모두 발언을 통해 “엡스타인이 지속적인 범죄 행위에 가담하고 있다는 징후를 본 적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이어 “저는 그의 섬이나 목장, 플로리다 저택에 간 적이 없으며 그 누구에게도 피해를 입힌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엡스타인을 처음 소개받았던 때는 2011년이라고 게이츠는 말했다. 그러나 교류는 “제한적”이었다고 강조했다. 또 2014년 12월 그와의 관계가 완전히 단절됐다고도 했다.

하지만 엡스타인은 그 뒤에도 교류를 이어 가기 위해 압박을 가했다는 게 게이츠의 주장이다. 자신의 ‘불륜’을 협박 빌미로 삼았다는 얘기다. 게이츠는 “이런 시도는 성공하지 못했지만 그(엡스타인)가 본인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 나와의 관계를 어떻게 이용하려 했는지 보여 준다”며 “애초에 엡스타인을 만나지 말았어야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엡스타인과의 만남에 대해 “심각한 판단 착오였다”며 후회의 뜻을 드러냈다.

게이츠는 2023년부터 ‘엡스타인 성범죄 연루 의혹’에 휘말리며 구설에 올랐다. 지난해엔 두 사람의 교류 정황이 담긴 문건까지 공개되는 등 이미지는 걷잡을 수 없이 실추된 상태다. 미 하원 감독위는 올해 3월 게이츠에게 의회 출석과 녹취 인터뷰를 공식 요청했으며, 엡스타인의 생전 범죄 행위를 계속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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