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성모병원, 관상동맥 폐쇄 위험 낮춘 차세대 시술 ‘라마콘’ 성공

원다라 기자

장기육 심뇌혈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팀
인공판막 재시술받은 89세 환자 적용
판막엽 절개, 관상동맥 폐쇄 위험 낮춰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의료진이 시술한 ‘라마콘’ 장면을 담은 X레이 사진. 서울성모병원 제공

국내에서 ‘라마콘(LLAMACORN)’ 기법을 활용한 차세대 경피적 대동맥판막 치환술 재시술(TAVI·타비) 첫 성공 사례가 나왔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은 장기육 심뇌혈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팀이 지난달 22일 라마콘 기법을 활용한 타비 재시술에 성공했다고 2일 밝혔다.

타비는 딱딱하게 굳어진 대동맥판막이 혈액의 흐름을 방해해 호흡곤란과 흉통, 실신 등을 일으키는 대동맥판막 협착증을 가슴을 여는 수술 대신 카테터로 인공판막을 삽입하는 시술이다.

삽입한 인공판막이 시간이 지나면서 퇴행하거나 손상될 경우, 새로운 판막을 겹쳐 넣는 ‘밸브 인 밸브’ 방식 재시술을 고려할 수 있다. 문제는 새 판막을 삽입하는 과정에서 기존 인공판막의 판막엽이 위로 밀려 올라가 관상동맥 입구를 막을 수 있다는 점이다. 관상동맥이 폐쇄되면 심근경색 등 치명적인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라마콘은 이러한 위험이 큰 환자 시술 시, 기존 판막엽을 미리 절개해 혈액이 관상동맥으로 흐를 통로를 확보하는 타비 재시술 기법이다. 기존의 타비 시술인 유니콘 기법이 판막엽에 만든 구멍 안으로 풍선확장형 판막을 삽입해 판막엽을 벌리는 방식이었다면, 라마콘은 새 판막을 삽입하기 전에 판막엽 절개를 마쳐 자가 확장형 판막도 선택할 수 있도록 개발됐다. 기존 인공판막의 크기가 작은 환자에게 적합한 판막을 선택할 가능성을 넓히고, 관상동맥 폐쇄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게 의료진의 설명이다.

이번 시술은 6년 전 타비 시술을 받은 89세 여성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해당 환자는 신체 구조상 좌관상동맥의 높이가 비교적 낮아, 새로운 판막을 삽입할 경우 기존에 삽입한 판막이 옆으로 젖혀져 좌관상동맥의 입구를 완전히 막을 가능성이 아주 높았다. 이에 따라 장 교수팀은 라마콘 시행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

시술 다음 날 시행한 심장초음파 검사에서 대동맥판막 혈류 최고속도는 시술 전 초속 4.6m에서 2.1m로 낮아졌다. 판막을 통과하는 혈류가 개선됐다는 의미다. 병원 측은 라마콘은 앞서 호주에서 세계 최초로 시행됐으며, 국내에서 성공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이번 시술을 주도한 장기육 교수는 “인공 판막이 손상돼 재시술이 필요한 환자 가운데 관상동맥 폐쇄 위험이 높아 중재적 치료 선택이 제한되는 경우가 있다”며 “라마콘은 기존 판막엽을 절개해 혈류 통로를 확보함으로써 이런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선택지를 제시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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