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돌아가긴 싫었다”… ‘축구의 신’ 메시, 또 기적을 쓰다

강은영 기자

아르헨, 이집트와 16강 3-2 극적 역전승
메시, 전반 페널티킥 실축…추격 불씨 꺼
0-2 상황 속 후반 1골 1도움 쓰며 해결사
8강행 확정에 눈물 펑펑 “안도감의 눈물”
이집트 “페어플레이·존중 없어…강력 항의”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가 8일(한국시간) 미국 애틀랜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이집트와 2026 북중미 월드컵 16강전에서 1-2로 끌려가던 후반 39분 동점골을 터뜨린 뒤 환호하고 있다. 애틀랜타=AP 연합뉴스

‘축구의 신’은 후반 34분 만에 추격골을 도왔지만 웃지 않았다. 곧바로 전방 압박에 가담하며 이를 악물었고, 4분 뒤 직접 동점골을 뽑은 후에야 비로소 활짝 웃었다. 그리고 후반 추가시간 동료의 극적인 역전골이 터지자 눈가에 눈물이 고였다. 전반 페널티킥을 실축했던 리오넬 메시(39·인터 마이애미)는 그렇게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아르헨티나는 8일(한국시간) 미국 애틀랜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이집트와 2026 북중미 월드컵 16강전에서 79분 동안 0-2로 밀리다 14분 동안 3골을 몰아치며 기적 같은 3-2 역전승을 거뒀다.

후반 중반까지 이집트에 고전했다. 전반 14분 이집트의 야세르 이브라힘(32·알 아흘리)에 선제골을 내주며 끌려갔다. 후반 13분에는 모스타파 지코(29·피라미즈)의 추가골이 비디오 판독(VAR) 끝에 ‘득점 직전 반칙’으로 판정돼 취소됐다. 하지만 후반 22분 지코는 기어코 추가골을 터뜨리며 순식간에 두 골 차로 벌어졌다.

전반 19분 메시의 페널티킥이 아쉬웠다. 왼발로 골문 오른쪽 하단을 노린 슈팅은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오스트리아와 조별리그에 이어 이번 대회서 두 번째 페널티킥을 실축, 월드컵 역사상 단일 대회에서 페널티킥(승부차기 제외)을 두 차례 놓친 최초의 선수가 됐다.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가 8일(한국시간) 미국 애틀랜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이집트와 2026 북중미 월드컵 16강전에서 3-2로 승리한 뒤 동료의 등에 업혀 기뻐하고 있다. 애틀랜타=AP 연합뉴스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가 8일(한국시간) 미국 애틀랜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이집트와 2026 북중미 월드컵 16강전에서 3-2로 극적인 역전승을 일군 뒤 동료들에게 헹가래를 받고 있다. 애틀랜타=로이터 연합뉴스

그러나 해결사는 역시 메시였다. 후반 34분 크리스티안 로메로(28·토트넘)의 헤더 만회골을 도왔고, 4분 뒤엔 박스 안으로 침투해 직접 동점골을 뽑으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이 골은 월드컵 사상 최초 9경기 연속골이자, 월드컵 통산 최다골(21골)로 기록됐다. 또 프랑스의 킬리안 음바페(28·레알 마드리드), 노르웨이 엘링 홀란(26·맨체스터 시티)을 밀어내고 이번 대회 8호 골로 득점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아르헨티나는 후반 추가시간 라우타로 마르티네스(29·인터 밀란)의 크로스를 받은 엔조 페르난데스(25·첼시)의 역전골로 짜릿한 3-2 승리를 거머쥐었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양팔을 번쩍 들어올리며 기뻐하던 메시는 이내 눈물을 펑펑 쏟았다. 그는 “안도감에서 나온 눈물”이라며 페널티킥 실축으로 경기 내내 마음을 졸였던 걸 숨기지 않았다. 동료들은 1골 1도움으로 팀을 기사회생시킨 메시를 헹가래 하며 환호했다. 이들은 지난 대회에 이어 2회 연속 우승에 도전하게 됐다.

이집트의 무함마드 살라흐가 8일(한국시간) 미국 애틀랜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르헨티나와 2026 북중미 월드컵 16강전에서 상대 수비수 사이를 뚫고 있다. 애틀랜타=AP 연합뉴스

메시는 이날 월드컵 통산 30번째 공격포인트(21골 9도움)를 최초로 달성했다. 아울러 최다 경기 득점(16경기), 최다 경기 최우수선수상(15차례)을 비롯해 역대 월드컵 최고령(1987년생) 8강 출전 기록도 세웠다. 메시는 경기 후 “우리는 절대 포기하거나 물러서지 않는다”며 “대회에 남고 싶었고, 집에 돌아가는 것도 원치 않았다. 0-2로 뒤진 상황은 정말 끔찍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아르헨티나 국민이 계속 월드컵을 즐길 수 있게 돼 행복하다. 어렵게 이어진 여정이, 좀 더 길게 계속되길 바란다”고 희망했다.

한편 촘촘한 수비와 빠른 역습으로 사상 첫 월드컵 8강 진출을 노렸던 이집트는 심판 판정에 강하게 반발했다. 후반 추가시간 무함마드 살라흐(34·리버풀)가 페널티지역 안에서 상대에 부딪혀 넘어졌지만 심판이 VAR조차 확인하지 않았다고 항의했다. 호삼 하산 이집트 감독은 “오늘 경기에는 FIFA가 강조하는 페어플레이나 존중이 없었다”며 “누군가의 의도적인 개입에 의해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 이번 경기 결과를 전혀 납득할 수 없으며, 돌아가면 이번 대회를 절대 보지 않겠다”고 강력하게 항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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