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보다 입국이 더 어렵다… 이란·이라크 ‘미국 비자 악몽’

강은영 기자

이란 스태프 10여 명, 비자 미발급
경기 당일에만 미국 입국 허용
이라크 후세인은 공항서 7시간 조사

이란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8일 멕시코 티후아나 국제공항에 도착해 이동하고 있다. 티후아나=AFP 연합뉴스

2026 북중미 월드컵 개막을 앞두고 이란과 이라크가 미국 입국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란은 여전히 미국 비자 문제에 발목이 잡혀 있고, 이라크 간판 공격수는 미국 공항에서 7시간 억류돼 조사받았다.

8일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란 축구대표팀은 이날 베이스캠프가 차려진 멕시코 티후아나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선수단은 간단한 보안 검색을 마친 뒤 버스를 이용해 베이스캠프로 이동했다. 현재 선수들은 미국 비자를 발급받았지만, 스태프 10여 명은 여전히 비자를 받지 못한 상태다.

더 큰 문제는 입국 조건이다. 이란 대표팀은 조별리그 경기가 열리는 날에만 미국 입국이 허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의 조별리그 첫 경기는 16일 뉴질랜드와 LA 잉글우드 소파이 스타디움에서 열린다. 멕시코 주재 이란 대사는 이날 티후아나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선수단은 경기 당일 미국엔 입국한 뒤 경기가 끝나면 즉시 출국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란은 당초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에 베이스캠프를 차리고 대회를 준비할 예정이었다. 이번 대회에서 벨기에, 이집트, 뉴질랜드와 함께 G조에 속한 이란은 조별리그 3경기 모두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인근 잉글우드와 시애틀에서 치른다. 하지만 최근 미국-이란 간 긴장이 고조되면서 비자 발급이 원활하지 않자, 훈련 장소를 멕시코 티후아나로 변경했다.

이란 대표팀 주장이자 베테랑 수비수 에산 하지사피(36·세파한)는 국제축구연맹(FIFA)에 불만을 표시했다. 그는 “안타깝게도 대표팀 매니저와 미디어 디렉터 등 주요 스태프들이 비자를 받지 못했다”며 “개인적으로 FIFA에 불만이 있다. FIFA가 이 문제를 며칠 안에 해결해주길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라크 축구대표팀의 핵심 공격수 아이만 후세인. 로이터 연합뉴스

이라크 대표팀도 미국 입국 과정에서 곤욕을 치렀다.

이라크의 핵심 공격수이자 부주장인 아이만 후세인(30·알카르마)은 6일 미국 시카고 오헤어 국제공항에 도착한 직후 미 이민국으로부터 약 7시간 동안 강도 높은 조사를 받았다. 특히 휴대전화까지 제출해 검사받은 뒤 가까스로 입국이 허가됐다. 후세인은 한국 팬들에게도 익숙한 이름이다. 그는 2024년 10월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예선 한국전에서 바이시클 킥을 성공시키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또 후세인과 동행했던 대표팀 전속 사진작가는 입국이 거부된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 세네갈, 노르웨이와 I조에 속한 이라크는 16일 매사추세츠주 폭스버러에서 노르웨이와 조별리그 첫 경기를 치른다. 이라크는 1986 멕시코 대회 이후 40년 만에 월드컵 본선 무대에 복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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