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법무장관에 ‘개인변호사 출신’ 블랜치 대행 공식 지명

이정혁 기자

연방상원 사법위원회, 인준 과정 즉시 착수
엡스타인·무기화 기금 조성·정치적 기소 두고
공화당 반발에 순탄치 않은 인준 청문회 예상

토드 블랜치 미국 법무장관 지명자가 2일 법무장관 권한대행 자격으로 워싱턴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하원 예산위원회 청문회 자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개인 변호사 출신인 토드 블랜치 법무장관 권한대행을 새 법무장관 후보자로 공식 지명했다. 장관 임명안은 곧바로 상원의 인준을 거칠 전망인데, 블랜치 후보자가 법무차관·장관 대행 자격으로 수행해온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 관련 사건 처리나 ‘사법 무기화 방지 기금’ 조성 시도가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백악관은 8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블랜치 대행을 법무장관에 공식 지명하고, 상원에 인준을 요구했다고 발표했다. 3일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열린 비공개 행사에서 블랜치 대행의 법무장관 임명을 언급한 이후 5일 만이다. 인준 절차를 진행하는 연방상원 사법위원회의 척 그래슬리(공화·아이오와) 위원장은 성명에서 “블랜치 후보자는 뛰어난 자격을 갖추고 있고, 법과 질서 회복에 노력을 기울여왔다”며 신속한 인준을 약속했다.

그러나 실제 청문회 과정은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4월 팸 본디 법무장관 경질 이후 블랜치 후보자가 법무장관 대행 자격으로 추진해온 여러 정책을 두고 여당 공화당 내부에서도 분열이 이어지는 탓이다. 법무부가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 등 대통령의 정적들을 기소하거나 언론인들을 상대로 취재원을 밝히라며 검찰 소환장을 발부한 것을 두고 그간 미국 정계에서는 블랜치 대행이 법무부를 자신의 무기로 활용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적·정치적 의도에 협조했다는 비판이 이어져왔다.

트럼프 대통령과 줄곧 충돌을 겪어온 상원 사법위 소속 톰 틸리스(공화·노스캐롤라이나) 의원은 지난주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와 인터뷰에서 사법 무기화 방지 기금 조성 시도나 제임스 국장, 제롬 파월 전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등을 상대로 한 법무부의 기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폴리티코는 사법위원회 소속 공화당 의원이 단 한 명이라도 반대할 경우 블랜치 후보자의 인준 절차가 중단될 수 있다고 짚었다.

블랜치 후보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첫 번째 임기를 마친 이후 성추문 입막음 사건과 국방 기밀문서 유출 사건 등 여러 건의 형사 기소를 당하자 수석 변호인으로 활동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2024년 대통령에 재차 당선되며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한 이후 여러 사건이 유죄가 인정되나 처벌받지 않는 ‘무조건 석방’ 선고나 법원의 기소 기각 결정으로 마무리됐고, 트럼프 대통령은 사법 리스크에서 벗어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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