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찬 아끼지 않은 이 대통령 ‘트럼프 맞춤’ 전략 통했다” 외신도 호평

숙청·혁명 언급으로 회담 전 긴장감↑
실제 만남에서 연신 화기애애 분위기
“칭찬 아끼지 않으며 굴욕외교 피해”

이재명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25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가진 취임 후 첫 한미 정상회담이 비교적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종료된 가운데, 주요 외신은 칭찬 세례 등 이 대통령이 구사한 ‘트럼프 맞춤형’ 전략이 효과를 발휘했다고 평가했다.

외신들은 회담 개최 약 2시간 전 트럼프 대통령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올린 ‘숙청’ ‘혁명’ 등 발언으로 위기감이 높아졌으나, 이 대통령이 회담에서 칭찬으로 이를 극복했다고 분석했다. AP통신은 “이 대통령의 칭찬으로 적대적인 백악관 회동 가능성은 사라졌다”며 “(최근 리모델링한 백악관) 집무실 장식을 칭찬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한반도 평화를 위한 노력을 요청하며, 심지어 북한에 트럼프 타워 건립까지 제안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는) 세계 지도자들이 트럼프 대통령과 국가 원수들 간 과거 회담에서 어떤 교훈을 얻었는지 보여준다”며 “대체로 유리한 무역 조건과 미국의 지속적인 군사 지원을 요구하면서 대결보다는 칭찬과 아첨의 길을 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영국 BBC 방송 또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시릴 라마포사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대좌에서 ‘굴욕 외교’를 당했던 점을 지적하며 “이 대통령은 그런 운명을 피하고, 트럼프 대통령과의 공개적인 만남을 긍정적인 분위기로 마무리했다”고 전했다.

외국인들이 26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강대로 서울역 대합실에서 외국인들이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간 한미 정상회담 뉴스를 지켜보고 있다. 뉴스1

외국인들이 26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강대로 서울역 대합실에서 외국인들이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간 한미 정상회담 뉴스를 지켜보고 있다. 뉴스1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회담을 불과 약 3시간 앞두고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한국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냐”며 “숙청 또는 혁명이 일어나는 상황 같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런 상황에서는, 그곳에서는 사업을 할 수 없다”며 “오늘 백악관에서 새 대통령을 만나게 됐다. 이 문제에 대한 관심에 감사하다”고 적었다.

이날 발언으로 회담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제기됐으나 ‘기우’였다고 외신들은 평가했다. 블룸버그통신은 “회담 내내 긴장감은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수 주간에 걸쳐 준비한 이 대통령의 노력이 도움이 됐다는 신호”라고 보도했다. 미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와 한국의 새 대통령은 피살 위험에서 살아남는 등 여러 공통된 경험을 갖고 있다”면서 “이번 회담은 두 지도자가 첫 만남으로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는 기회가 됐다”고 짚었다.

다만 아직 갈등의 불씨가 여전히 남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양국 모두 지난 7월 30일 무역합의 내용을 담은 공식 자료를 공개하지 않았고, 그간 양국 정부 관계자들은 합의 내용에 대해 현저히 다른 해석을 내놓았다며 “근본적인 갈등이 얼마나 해소됐는지는 불분명하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한국 정치 환경에 대한 발언도 “두 사람이 여전히 극복해야 할 장애물이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FT는 지적했다.

나주예 기자 juy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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