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호르무즈 자위대 파견 ‘존 디펜스’ 방안 부상… 국가별 구역 배정해 선박 호위

해상경비행동, 다른 국가와 해상 회랑 확보
기뢰 제거할 자위대 소해함 파견 유력 검토
법적 제약에 일본 관련 선박만 보호 한계도

지난달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한 유조선 ‘주주엔(Zouzou N)호’가 13일 울산시 울주군 온산 앞바다에서 해상 원유하역시설인 부이를 통해 에쓰오일에 원유를 하역하고 있다. 울산=연합뉴스

일본 정부가 호르무즈해협에 자위대를 파견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가운데, 여러 국가가 담당 구역을 나눠 경계하는 ‘존 디펜스(Zone defense)’ 구상이 부상하고 있다고 일본 아사히신문이 14일 보도했다. 기뢰를 제거하기 위한 소해함 파견에 대해선 미국·이란 간 종전 합의 등 지역 내 안전이 확보된 이후에야 가능하다는 입장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보도에 따르면 일본 정부 내부에서 검토한 자위대 파견 방안 중 하나는 자위대법 82조에 근거한 ‘해상경비행동’이다. 선박이 안전하게 통항할 수 있는 항로인 해상 회랑을 다른 국가들과 협력해 확보해 민간 선박을 보호하는 방식이다.

영국과 프랑스는 호르무즈해협에 군함을 보내달라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요청을 사실상 거절한 뒤, 항행의 자유 회복을 지원하는 국제 군사 임무 구성을 주도하고 있다. 전날 40개국 이상이 참여한 가운데 국제 화상 회의가 개최됐다.

미국 해군 구축함 라파엘 페랄타(DDG 115)호가 지난달 26일 호르무즈해협에서 이란 항구로 진입을 시도한 M/T 스트림호에 대해 봉쇄 조치를 하고 있다. 미 중부사령부 엑스(X) 캡처

일본 정부가 검토 중인 해상경비행동의 구체적 방안으로는 존 디펜스가 거론된다. 호르무즈해협을 여러 구역으로 나눈 뒤 국제 군사 임무에 동참하는 국가들에 담당 구역을 배정하고, 해당 구역에 대한 경계를 맡는 방식이다.

다만 존 디펜스를 포함한 해상경비행동은 법적 제약 탓에 자위대가 임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해상경비행동은 경찰권 행사에 해당해 △일본 국적 선박 △일본인이 승선한 외국 국적 선박 △일본 기업이 운항하는 외국 국적 선박 등 일본 관련 선박에 한정해 호위 활동을 할 수 있다. 무기 사용도 제한된다. 자위대가 맡은 구역이라고 하더라도 일본 국적 외 선박은 무기를 사용한 방어가 어렵다는 해석이 나온다. 아사히는 이러한 우려에 대해 “정부 내부에선 여러 선박을 동시에 호위할 때 한 척이라도 일본 국적 선박이 포함돼 있다면 다른 선박도 호위할 수 있다고 해석한다”고 전했다.

호르무즈해협 내 기뢰를 제거할 소해함 파견도 일본 정부가 검토하는 유력 카드다. 해상자위대의 기뢰 제거 기술이 세계적으로 높은 수준으로 평가받기 때문이다. 다만 소해함은 방호 능력이 낮아 안전이 확실하게 보장돼야 파견할 수 있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다. 일본 소해함이 현지에서 공격받을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을 경우 파견은 쉽지 않다는 뜻이다. 고이즈미 신지로 방위장관은 전날 화상회의에서 “(미국·이란 간) 정전 합의와 이란과의 의사소통, 현지 위협 수준의 완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방위성 관계자는 아사히에 “각국의 검토 상황을 감안해 일본에 기대되는 역할에 맞춰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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