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 화내자 네타냐후 말렸다… 협상에 진심인 트럼프

이스라엘-헤즈볼라 휴전 중재
“대화 속도감… 1주일 내 타결”
레바논 불씨·강경파 방해 악재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29일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에 있는 본인 소유 마러라고 클럽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악수하며 손가락으로 그를 가리키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친(親)이란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거점을 폭격하려던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붙잡아 말렸다. 이스라엘의 대(對)레바논 공격이 계속되면 미국과의 협상을 중단하겠다고 이란이 위협하자 곧바로 대응한 것이다. 다만 중재 선언 이후에도 양측 간 무력 공방은 이어졌다.

직접 나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1일 오후 1시 29분(미국 동부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네타냐후 총리 및 헤즈볼라와의 통화 사실을 공개하고, 그 결과 “이스라엘은 그들(헤즈볼라)을 공격하지 않을 것이며 그들도 이스라엘을 공격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날 5시 47분에도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려 “(휴전이) 얼마나 지속될지 지켜보자. 바라건대 영원하기를”이라고 말했다.

지난주 초부터 국경에서 약 10㎞ 북쪽에 그어 놓은 ‘옐로라인’ 북부로 작전을 확대한 이스라엘군은 지난달 29일 양국 국경인 ‘블루라인’에서 북쪽으로 30㎞가량 떨어진 리타니강마저 넘었다. 지난달 28일 통화에서 네타냐후 총리에게 호통을 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정오쯤 다시 그와 길게 통화했다고 미국 온라인 매체 액시오스가 전했다.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휴전은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이 챙겨 왔으나 이날은 사정이 급박했다.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와 연계된 이란 반관영 타스님뉴스가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격에 항의하기 위해 자국 협상단이 종전안 합의를 위한 미국과의 메시지 교환을 중단했다고 보도했다. 호르무즈해협에 이어 홍해 입구인 바브엘만데브해협 통행까지 막겠다는 경고도 나왔다.

오전 방송 인터뷰 때만 해도 이란이 “(협상 중단을) 통보하지 않았다”(NBC)거나 “협상이 끝나든 말든 상관없다”(CNBC)며 짐짓 태연한 모습을 보였던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측 경고가 나오자 기민하게 움직였다. 이스라엘·헤즈볼라 간 휴전 중재 사실을 발표한 직후인 오후 1시 43분 트루스소셜에 “이란과의 (종전) 대화가 속도감 있게 이어지고 있다”고 적었다.

절실한 이유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부서진 레바논 남부 항구도시 티레의 병원 건물 현장을 1일 구조대원들이 수습하고 있다. 티레=AP 연합뉴스

자신이 ‘협상에 진심’임을 이제 트럼프 대통령은 숨기지 않는다. 이날 새벽 1시 2분 그는 트루스소셜에 “이란은 진심으로 합의를 원하고 있으며 미국, 그리고 우리와 함께하는 이들에게 좋은 합의가 될 것”이라고 썼다. 오후 미국 ABC방송과의 전화 인터뷰에서는 종전 양해각서(MOU)의 완성과 합의 시점을 묻는 질문에 “다음 주쯤(over the next week) 당신이 그것을 얘기하고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답했다. 1주일 내 이란과 휴전 연장 및 호르무즈해협 재개방에 합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한 것이다.

재폭격 카드는 집어넣었다. 오전 NBC 인터뷰에서 이란과 대화가 중단되더라도 “우리가 가서 그곳에 폭탄을 퍼붓기 시작한다는 의미는 아니다”라며 군사적 대응과 거리를 둔 트럼프 대통령은 오후 ABC 인터뷰에서도 이란과의 종전 합의가 “군사적 승리보다 더 나을 수 있다”고 말했다.

뜻대로 될까

급한 불은 꺼졌지만 레바논 전선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휴전 발표 뒤 낸 성명에서 네타냐후 총리는 “헤즈볼라가 우리 도시와 시민에 대한 공격을 멈추지 않으면 이스라엘이 베이루트의 테러 목표물을 공격할 것이라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말했다”고 밝혔다.

이후 양측 간 무력 공방도 이어졌다. 2일 레바논 국영 NNA통신에 따르면 전날 밤 레바논 남부의 마르와니예 등 여러 마을에 이스라엘 공습이 가해졌고, 이날 오전 남부 토울에서 이스라엘이 차량을 공습해 화재가 발생했다. 이스라엘군은 같은 날 새벽 헤즈볼라가 자국 북부 사페드를 향해 로켓 2발을 발사하면서 경보가 울렸고, 이후 방공망을 동원해 포탄을 요격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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