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이란, 협상 교착 속 물밑 접촉… 트럼프 “이란 제안, 회의적”

협상 교착 국면 속 ‘대화’ ‘대치’ 공존
이란, 해협과 항만 봉쇄 맞교환 제안
트럼프, 이란 제안에 불만… “원칙 불변”

21일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미국과 이란 간 2차 종전 협상을 앞두고 경찰관들이 협상장 주변 도로를 통제하고 있다. 이슬라마바드=AP 뉴시스

미국과 이란 간의 종전 협상이 교착 상태에 접어든 가운데 양측이 중재국을 통한 비공식 통로를 열어두고 치열한 물밑 수 싸움을 지속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의 제안에 대해 공개적으로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면서 긴장감이 고조됐지만, 외교가에서는 이번 주가 종전의 향방을 가를 결정적 분수령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미국 CNN방송은 27일(현지시간) 중재 과정에 정통한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최근 중재국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에서 미·이란 간 2차 대면 회담이 불발된 이후에도 양측이 대화를 이어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양측이 파키스탄과 카타르 등을 통해 서신과 비공식 메시지를 활발히 주고받으며 물밑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양측의 입장 차가 여전히 크지만, 겉으로 드러나는 강경한 수사와 달리 협상 자체가 완전히 중단된 상태는 아니라고 분석했다.

이란, 해협 선개방 후 핵 논의 제안… 트럼프 불만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국가안보팀 회의를 열어 이란의 최신 제안을 논의했다”고 공식 확인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이란은 중재국을 통해 미국에 호르무즈해협의 완전 개방과 핵 프로그램 관련 논의의 잠정 보류를 조건으로 한 협상안을 제시했다. 경제 제재 완화와 군사적 긴장 해소를 끌어내기 위한 이란의 고육지책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제안이 “근본적인 핵 폐기 의지를 담고 있지 않다”며 불만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그는 “우리가 원하는 것은 ‘조건 없는 항복’ 수준의 확실한 합의”라며, 이란이 핵 농축 중단 등 핵심 쟁점에서 양보하지 않는 한 제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뜻을 거듭 밝혔다고 WSJ는 전했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도 이날 미국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이란이 여전히 호르무즈해협 통제권을 유지하려 한다며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루비오 장관은 “허가를 받고 통행료를 내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공격하겠다는 식이라면 그것은 개방이 아니다”라며 “호르무즈해협은 국제 수로이며, 특정 국가가 통항 조건과 비용을 결정하는 체제를 정상화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란, 2차 협상 검토중… 다시 ‘운명의 일주일’

현재 협상의 가장 큰 걸림돌은 ‘핵 프로그램’에 대한 정의다. 미국은 이란에 향후 20년간 핵 프로그램의 전면 중단과 현재 보유 중인 고농축 우라늄 약 440㎏ 전량을 국외로 반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란은 앞서 5년간 우라늄 농축을 중단한 뒤 추가로 5년간 저농도 민간용 농축을 허용하는 방안과, 고농축 우라늄을 희석해 절반은 국제 감시하에 자국에 두고, 나머지 절반은 러시아에 이전하는 안을 제시한 것으로 보도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불충분하다”고 거부하자 이란은 핵 문제를 종전 후 협상 과제로 미루는 새로운 제안을 내놓은 것이다.

이란은 2차 종전 협상에 응할지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러시아를 방문 중인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이날 러시아 베스티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란은 세계 최고의 강대국과 맞서 싸우고 있으며, 그들은 아무런 목표도 달성하지 못했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을 요구하는 것이고, 우리는 그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란의 호르무즈해협 봉쇄에 맞선 미국의 맞불 봉쇄 속에 24일 하루 동안 이란산 석유 약 400만 배럴을 실은 아시아행 유조선 2척이 해협을 무사히 통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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