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 보니 ‘국뽕’ 차올라”…73만원 티켓도 사들인 몬테레이 교민들 [2026 월드컵 홍명보호]
한국 선수단 3차전 결전지 몬테레이 입성
대표팀 숙소 앞 3, 4시간 전부터 문전성시
몬테레이 교민들 “요즘 말로 ‘국뽕’ 차올라”
남아공전 당일 스타디움 앞 응원전 예고

멕시코에서 10년째 거주 중인 윤태성(가운데)씨가 22일 멕시코 몬테레이의 한 호텔 앞에서 자녀 소이(왼쪽)양·준하군과 함께 한국 축구대표팀을 향한 아낌없는 응원을 보내고 있다. 몬테레이=최주연 기자
“축구대표팀을 보니 어깨가 확 올라갑니다. 요즘 말로 ‘국뽕’이 차오른다고 하나요.”
홍명보호가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최종전을 치르기 위해 멕시코 몬테레이에 입성한 22일(한국시간). 대표팀 숙소 앞에는 붉은색 옷을 입은 한인 교민 100여 명이 일찌감치 모여 선수단을 기다리고 있었다. 현지 시간으로 오후 3시 30분 기준, 40도에 육박하는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려 서 있기조차 쉽지 않았지만, 교민들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대표팀 이야기를 나누고, 휴대전화로 기념사진을 찍으며 선수단을 기다렸다. 얼굴에는 더위에 지친 피곤함보다 설렘으로 가득했다.

한국 축구대표팀이 멕시코 몬테레이에 위치한 한 호텔에 도착하자 숙소 앞에서 기다리던 교민들이 태극기를 흔들며 환영인사를 보내고 있다. 몬테레이=최주연 기자
10년 전 주재원으로 멕시코에 왔다가 현지에서 사업을 하고 있다는 윤태성(50)씨는 세 자녀와 함께 대표팀 숙소 앞을 지키고 있었다. 윤씨는 “가족들과 3시간 전에 도착했다”면서 “기다리는 시간이 짧지 않지만, 전혀 힘들지 않다. 대표팀은 해외에 사는 우리에게 한국 국민이라는 사실을 다시 느끼게 해주는 존재”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인 식당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과의 조별리그 3차전 티켓을 한 장에 7,500페소(약 73만6,000원)를 주고 온 가족(5명) 몫을 모두 구입했다”며 “다음 달 식비를 좀 줄이면 된다”며 웃었다. 옆에 있던 윤씨의 자녀 준수(17)·준하(15)·소이(14)도 “손흥민(34·LAFC), 오현규(25·베식타시) 선수를 빨리 보고 싶다”며 들뜬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몬테레이는 현대차·기아, LG, 포스코 등 한국 대기업이 다수 진출한 곳으로, 주재원을 포함한 4,000여 명의 교민이 거주하는 멕시코 북부의 대표 산업도시다. 대표팀이 앞서 1·2차전을 치른 과달라하라의 한인 규모(450명)와 비교하면 10배 가까이 많다. 그만큼 홍명보호를 향한 응원 열기 훨씬 뜨거울 전망이다.

한국 축구대표팀 주장 손흥민이 멕시코 몬테레이에 위치한 한 호텔로 들어서며 팬들에게 손인사를 하고 있다. 몬테레이=최주연 기자
몬테레이 인근 산페드로에서 한식당을 운영하는 김재범(62)씨는 “34년째 살고 있지만, 이곳에서 우리 월드컵 대표팀을 보게 될 줄은 몰랐다”면서 “티켓을 못 구한 한인들도 경기 당일(25일)엔 모두 몬테레이 스타디움 앞에 가 응원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오매불망 기다리던 대표팀 버스가 호텔 앞에 모습을 드러내자, 분위기는 순식간에 달아올랐다. 휴대전화 카메라가 일제히 버스를 향했고, “손흥민!” “대한민국!” 등을 연호하는 목소리와 뜨거운 박수가 한꺼번에 터져 나왔다. 손흥민, 김민재(30·바이에른 뮌헨), 김승규(36·FC도쿄) 등 일부 선수들은 손을 들어 화답했고, 일부 선수는 결연한 표정으로 곧장 숙소 안으로 들어갔다. 교민들의 뜨거운 환영과 조별리그 최종전을 앞둔 대표팀의 긴장감이 교차하는 순간이었다.
- 몬테레이=박주희 기자jxp93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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