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중국산 신형 휴머노이드 로봇 수입 금지… “정보기관 악용 가능”
샌프란시스코=박지연 특파원
미 연방통신위, “국가안보 우려·공급망 보호책”
해외 로봇 생산시설, 미국 이전 압박 포석도
휴머노이드 시장 20% 점유 ‘유니트리’ 타격

14일 2026 세계인공지능대회(WAIC) 행사 장소인 중국 상하이세계박람회 전람관에서 ‘탁구 치는 로봇’ 관련 기업 관계자들이 준비 작업을 하고 있다. 상하이=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중국산 신형 휴머노이드 로봇 수입을 금지하는 조치를 발표했다. 중국이 수집한 데이터를 무기화하거나 미국의 핵심 기반 시설을 공격할 수 있다는 국가안보 우려에 따른 조치다.
미 연방통신위원회(FCC)는 28일(현지시간) 중국산 휴머노이드 로봇과 4족 보행 로봇, 전력망 및 데이터센터에 쓰이는 연결형 전력 인버터의 수입을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인버터는 재생에너지와 배터리를 전력망 및 데이터센터 장비에 연결하는 장치다.
이번 조치는 명시적으로 중국산 제품을 겨냥했다. FCC는 “로봇이 수집한 데이터가 미국인 감시, 외국 정보기관 지원, 원격 탈취 등에 악용될 수 있다”고 금지 배경을 설명했다. FCC는 향후 중국 외 국가의 공급업체 대부분은 규제 대상에서 제외할 가능성이 높다고도 밝혔다. 이는 앞서 중국산 무인기(드론)와 통신장비를 규제한 방식과 비슷하다.
AI 산업 보호, 리쇼어링 목적도 포함
이번 규제는 단순한 사이버 보안 강화를 넘어 미국 내 인공지능(AI) 산업 보호와 리쇼어링(생산기지 미국 이전) 목적도 포함된 것으로 해석된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이번 제한 조치는 미국의 AI 공급망을 보호하고 핵심 제조업을 미국으로 이전하도록 압박하기 위한 의도”라고 분석했다. 브렌던 카 FCC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지도에 따라 FCC는 미국의 핵심 공급망을 보호하기 위해 우리 역할을 다할 것”이라며 “이번 조치를 통해 FCC는 국가안보 기관들과 긴밀히 협력해 그와 같은 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곳은 중국의 휴머노이드 로봇 강자인 유니트리(Unitree)다. 세계 휴머노이드 시장 점유율의 약 20%를 차지하고 있는 유니트리는 최근 미 국방부의 ‘중국군 관련 기업 명단’에도 이름을 올린 바 있다. 인버터 분야에서는 세계 최대 제조업체인 선그로우와 화웨이 등이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게 됐다. 미 당국은 이들 기업의 장비를 통해 전력망이나 데이터센터 인프라에 대한 사이버 공격이 발생할 가능성을 고도로 경계하고 있다.
미 정치권에서는 중국 로봇이 미국 산업 현장을 감시하거나 데이터를 중국으로 유출하고 핵심 시스템을 교란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FCC는 “로봇이 수집한 데이터는 미국인을 감시하거나 외국 정보기관 역량을 강화하는 데 악용될 수 있으며 원격으로 탈취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아직 출시되지 않은 신규 로봇과 인버터 모델에 적용된다. 다만 FCC는 이미 승인된 제품에 대해서도 판매 허가를 취소할 수 있는 권한을 보유하고 있다.
- 샌프란시스코=박지연 특파원jyp@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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