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국 무기 팔러 나토 회담 간다… “군비 증액 점검” 예고

워싱턴=권경성 특파원

정상회의 참석차 선거 전 앙카라行
美대사 “군비 증액 공약 이행 점검”
수조 원 계약 가능성… 철군 위협도

지난해 6월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가 끝난 뒤 도널드 트럼프(가운데) 미국 대통령이 마코 루비오(오른쪽) 국무부 장관, 피트 헤그세스(왼쪽) 국방부(전쟁부) 장관을 대동하고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서방 안보 동맹체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들을 상대로 미국산 무기 구매를 압박하러 유럽에 간다. 철군 위협도 판매 확대의 지렛대가 될 전망이다.

비즈니스 우선

매슈 휘터커 나토 주재 미국 대사는 5일(현지시간) 대(對)언론 전화 브리핑에서 7일부터 이틀간 튀르키예 수도 앙카라에서 열리는 나토 정상회의에 트럼프 대통령이 참가해 “헤이그 국방 공약의 진척 상황을 점검할 것”이라고 밝혔다. 나토 회원국들은 지난해 6월 네덜란드 헤이그 정상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한 대로 2035년까지 국내총생산(GDP) 대비 5%를 국방 분야에 지출하기로 합의했다. 휘터커 대사는 “폴란드와 북유럽, 발트해 국가들이 앞서가고 2029년까지 국방비를 GDP의 5%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고 약속한 독일도 계획에 맞춰 가고 있지만, 다른 많은 국가는 뒤처져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유럽 국가들이 늘어난 국방비로 미국산 무기를 더 많이 사도록 유도하려 한다. 휘태커 대사는 헤이그 회의 뒤 나토의 비(非)미국 회원국들이 2024년보다 지난해 1,390억 달러(약 213조 원)를 국방 분야에 더 지출했고 그 절반가량이 미국산 장비와 무기, 탄약을 사는 데 쓰인 사실을 거론하며 “좋은 출발”이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행정부 고위 당국자는 이번 회의 기간 수십억 달러(수조 원) 규모의 미국산 무기 판매 계약 발표가 이뤄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진 유럽 주둔 미군 병력·자산 감축도 결국 미국산 무기 판매가 종착점이다. 고위 당국자는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전쟁부) 장관 주도로 유럽 내 미군 배치와 주요 기지 현상에 대해 포괄적인 검토가 진행되고 있다며 “바로 이게 우리 동맹국들이 더 많은 역량을 갖추고 헤이그 국방 공약을 가급적 빨리 이행해야 하는 다른 이유”라고 말했다.

급선무 주변화

지난달 16일 프랑스 에비앙레뱅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의 실무 회의에 도널드 트럼프(왼쪽부터) 미국 대통령,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참석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접근 방식은 생소한 게 아니다. 미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미국산 제품의 구매를 전 세계에 강요하는 게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거래 우선주의”라며 “이번 나토 회의에서도 유럽 국가들이 미국산 군사 장비에 얼마나 많은 돈을 쓸 수 있는지가 트럼프 대통령의 초점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나토 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집중할 무기 세일즈는 11월 중간선거가 임박한 미국 국내 정치 상황과도 무관하지 않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사설에서 “트럼프 행정부는 동맹을 질책하는 방식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골수 지지층인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유권자의 환심을 사려 한다”며 “이번 회의는 트럼프 대통령이 유럽의 국방비 증액 및 미국산 무기 구매 규모를 자랑할 수 있도록 기획된 쇼 무대”라고 주장했다. 대신 “회원국 확대나 나토 동부전선 대러시아 방어 방안” 등 더 중요한 논의가 밀려날 가능성이 크다고 폴리티코는 내다봤다.

백악관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6일 저녁 백악관을 떠나 현지시간으로 7일 오후 앙카라에 도착할 예정이다. 이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과 양자 회담을 한 뒤 나토 정상 친목 만찬에 참석한다. 8일에는 나토 정상회의 공식 환영 행사 일정을 소화한 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아메드 알샤라 시리아 대통령과 각각 양자 회담을 갖는다. 그런 뒤 기자회견을 마지막으로 앙카라를 떠난다.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en_USEngli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