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무인기 작전’ 尹 징역 30년…선고 순간 웃음 보이기도 [3특검 재판의 법정 기록]

‘일반이적’ 김용현 30년, 여인형 15년 선고
“계엄 위해 도발 유도, 군사상 이익 침해해”
직권남용도 유죄 “군인 의무 없는 일 시켜”
윤석열, 선고 직후 미소… 즉각 항소 입장

편집자주

초유의 ‘3대 특검’이 규명한 사실이 법정으로 향했다. 조은석·민중기·이명현 특별검사팀이 밝힌 진상은 이제 재판정에서 증거와 공방으로 검증된다. 진상 규명과 책임 추궁을 위한 여정을 차분히 기록한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1월 1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417호 형사대법정에서 열린 내란 우두머리 혐의 결심공판에서 최후진술하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제공

12·3 불법 계엄 선포를 위해 북한과의 군사적 긴장을 조성하겠다며 ‘평양 무인기 작전’을 벌인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징역 30년이 선고됐다. 전직 대통령의 외환죄 유죄 판결은 이번이 처음이다.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을 향해 “정당한 목적으로만 군사력을 사용할 것이라는 국민의 믿음을 훼손했다”고 꾸짖었다.

“계엄 위해 북한 도발 유도… 군사력 사적 이용”

윤석열 전 대통령의 특검 기소 형사재판 현황. 그래픽=박종범 기자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6부(부장 이정엽)는 12일 일반이적·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윤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에게 각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같은 죄명으로 기소된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에겐 징역 15년, 군용물손괴교사 및 군기누설 등 혐의를 받는 김용대 전 드론작전사령관에겐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이 내려졌다.

윤 전 대통령 등은 비상계엄 선포 여건을 조성하기 위해 2024년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계획·추진하고 북한의 군사적 반응을 유도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조은석 내란·외환 특별검사팀은 윤 전 대통령을 기소하며 2024년 10~11월 ‘무인기 북한 침투 심리전단 살포 작전’을 9차례 펼쳤지만 기대했던 반응이 나오지 않자 오물풍선 원점 타격 계획, 방공무기 이용 한강중립수역 상공 경고사격 계획으로 북한의 도발을 유도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특검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작전 당시 북한의 오물풍선 도발이 약화됐던 점, 국가안보실에 관련 내용을 알리지 않은 점, 합동참모본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작전을 강행한 점 등을 근거로 삼았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작전을 직접 지시한 증거가 없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김 전 장관이 국군통수권자인 윤 전 대통령의 승인 없이 작전을 강행했을 수는 없었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재판부는 작전이 ‘대한민국의 군사상 이익을 침해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군사적 충돌에 따른 군과 국민의 인명 피해 및 재산 피해 위험이 발생했고 △군사력을 사적 목적으로 사용해 그 자체로 불필요한 군사력 소모를 초래했으며 △우리 전력 등이 북한에 노출돼 향후 작전 수행이 어려워진 점 등을 그 근거로 제시했다.

윤 전 대통령 등이 작전 지시 과정에서 직권을 남용한 혐의도 유죄였다. 재판부는 “이 사건 지시는 국군의 사명(국가 안전 보장 등)에 반해 국군을 동원한 것으로 군인들은 그러한 명령에 복종할 의무가 없다”며 “피고인들은 군인들에게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했다”고 판단했다. 김 전 사령관이 작전을 은폐하기 위해 군용물을 폐기하고 기록 삭제를 지시한 혐의도 모두 유죄로 인정됐다.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 등을 향해 “군인들을 사적 목적으로 이용한 것은 대통령과 국방부 장관이 군사력을 정당한 목적으로만 사용할 것이라는 국민의 믿음을 배신한 것”이라고 질책했다. 윤 전 대통령에 대해선 “계엄 선포권과 국군통수권을 자신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다고 믿고 이 사건 작전을 승인했다”며 “(그러면서) 작전을 알지도 못한 안보실 관계자들이 보고를 하지 않았다고 탓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합참의 반대와 소극적 대처가 없었다면 자칫 북한과의 무력충돌이 발생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도 덧붙였다.

윤석열 측 “즉각 항소” 반발

12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 변호인단 (왼쪽부터) 김계리, 송진호, 배의철, 배보윤 변호사가 1심 선고 관련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윤 전 대통령과 김 전 장관에게 징역 30년이 선고되자 일부 변호인들은 주먹으로 책상을 치며 웅성였다. 앞서 특검은 윤 전 대통령에게 30년, 김 전 장관에게 25년의 형을 요청했다. 표정 변화 없이 선고를 듣던 윤 전 대통령은 황당하다는 듯 웃었다. 선고 후엔 변호인들에게 고개를 끄덕인 뒤 법정을 가로질러 밖으로 나갔다. 윤 전 대통령 변호인단은 곧바로 법원에 항소했다. 특검 또한 판결문 검토 후 항소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이날 선고로 특검이 기소한 윤 전 대통령 8개 형사 재판 중 절반이 1심을 마무리했다. 본류 격인 내란우두머리 혐의 재판은 무기징역이 선고됐고, 현재 항소심 진행 중이다. 이달 23일엔 명태균 여론조사 무상 수수 혐의(정치자금법 위반), 다음 달 27일엔 건진법사 전성배씨 관련 허위 발언 혐의(공직선거법 위반) 선고가 예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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