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정상화에 글로벌 공급망 완화…사우디, 원유 할인 나서
글로벌 공급망 압력지수 크게 낮아져
사우디, 아시아 유종 가격 6년 만에 할인

알제리 알제에서 열린 석유수출국기구(OPEC·오펙) 회의장에서 오펙의 로고가 보이고 있다. 알제=로이터 연합뉴스
미국과 이란 간 종전 협상에 따라 호르무즈해협이 어느 정도 정상화되면서 글로벌 공급망 수급 상황이 안정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아시아 지역 주력 유종 가격을 대폭 인하해 6년 만에 처음으로 다시 할인 판매에 나섰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은 6일(현지시간) 6월 글로벌 공급망 압력지수(GSCPI)가 1.25를 기록, 상향 수정된 5월 수치 1.81에서 크게 낮아졌다고 밝혔다. 최근 수개월 동안 공급망 압력은 중동 전쟁으로 호르무즈해협의 물류와 원유 수송이 사실상 마비되면서 높아졌으나, 미국과 이란이 휴전에 합의한 이후 호르무즈해협의 선박 운항이 일부 재개되면서 점차 완화되고 있다. 뉴욕 연은의 존 윌리엄스 총재는 지난달 25일 연설에서 “호르무즈해협 폐쇄에 따른 공급 차질이 조기에 해소된다면 에너지와 관련 상품 가격은 안정된 뒤 올해 후반 하락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우디도 글로벌 시장에 원유 공급이 활성화되자 할인에 나섰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사우디 국영 아람코는 이날 발표한 가격표에서 8월 인도분 아랍라이트(아랍 경질유) 가격을 배럴당 11달러 내려 역내 벤치마크인 오만·두바이유 평균보다 1.5달러 낮은 수준으로 책정했다. 아랍 경질유는 사우디 원유 수출의 최대 비중을 차지하는 유종으로, 한국·일본·중국의 정유설비 대부분이 이에 맞게 설계돼 있다.
이 유종의 할인 판매는 2015년 미국산 셰일 견제를 위한 증산 경쟁과 2020년 코로나19 당시 러시아와의 증산·가격인하 경쟁에 이어 세 번째이며, 2000년 이후 월간 기준 최대 인하 폭이다. 이번 가격 인하는 미·이란 잠정 평화협정 체결 이후 걸프 산유국들이 호르무즈해협을 통한 원유 수송을 빠르게 재개하면서 실물시장에 공급 압박이 가해져 시장경쟁이 치열해진 결과로 풀이된다.
최근 몇 주간 브렌트유 선물은 분쟁으로 인한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으며, 실물 원유는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보지 못했던 수준의 할인폭으로 거래되고 있다. 아람코가 큰 폭의 인하를 단행했음에도 일부 아시아지역 구매자는 사우디 가격이 즉시 구매 가능한 역내 다른 산유국 물량보다 여전히 비싸다고 밝혀 추가 인하 가능성도 제기된다. 르네상스 에너지 어드바이저스의 아메드 메흐디 애널리스트는 “가격전쟁 신호라기보다 호르무즈 정상화 과정에서 나온 물량 과잉 반영”이라며 “중국 수요를 다시 끌기 위한 경쟁력 확보 차원”이라고 말했다.
- 김현우 기자777hyunw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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