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재무 “중국 AI 모델, 기술 훔친 정황 확인되면 제재”

문재연 기자

베선트 “‘증류’기법 활용 확인시 제재
“AI 인프라, 패권 경쟁의 본질” 분석도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5월 13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영종도=강예진 기자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21일(현지시간) 중국 인공지능(AI) 모델이 미국 AI 모델을 기반으로 개발됐는지 조사하겠다며 이에 대한 제재 부과 가능성을 시사했다. 중국 스타트업 문샷AI의 새 AI모델 ‘키미(Kimi) K3’가 미국 최첨단 AI모델들을 위협하며 돌풍을 일으킨 직후 나온 발언이다. AI소프트웨어 자체를 겨냥한 대중국 견제가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베선트 장관은 이날 폭스비즈니스에 출연해 “미국 행정부는 오픈소스 모델을 지지하지만 지식재산권(IP) 절도는 용납하지 않는다”며 “특히 해외 AI모델들이 우리의 훌륭한 기업들로부터 훔치는 것이 확인되면 제재할 권한이 있다”고 말했다. 베선트 장관은 다수의 중국 AI모델에서 미국 대형언어모델(LLM)의 워터마크가 발견되고 있다며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도 강조했다.

베선트 장관은 중국 기업들이 ‘증류(distillation)’ 기법으로 미국 최첨단 AI모델 기술을 추출해 새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면서 “이는 절도”라고도 지적했다. 증류는 기존의 강력한 AI모델의 결과물을 대량 추출해 더 작고 저렴한 AI모델을 학습시키는 기법이다. 중국 AI기업들의 빠른 기술 추격의 배경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번 경고의 직접적 배경은 이른바 ‘문샷 쇼크’다. 중국 베이징에 본사를 둔 문샷AI가 16일 공개한 키미 K3는 2조8,000억 개 매개변수를 갖춰 세계 최대 오픈소스 모델로 꼽힌다. AI평가 플랫폼 아레나의 프런트엔드 코딩 부문에서는 미국의 주요 모델들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평가기관 아티피셜애널리시스의 종합 지능 지수에서는 미국 최상위 폐쇄형 AI모델 두 개에만 뒤지는 3위로 평가됐다. 2025년 초 딥시크가 세계 시장을 뒤흔든 지 1년 반 만에 중국 오픈소스 모델이 다시 미국의 폐쇄형 최상위 모델을 바짝 추격하는 형국이다.

다만 문샷은 키미 K3 공개 사흘 만인 19일 “공개 후 48시간 동안 수요가 현재 용량의 한계에 근접했다”며 신규 구독을 일시 중단했다. 기술 자문업체 옴디아의 리안 지에 수 수석애널리스트는 AP통신에 “(AI) 새 모델 출시는 엄청난 관심을 받으면서 기존 컴퓨팅 인프라에 부담을 줄 수 있다”며 “이번 구독 중단 사태는 문샷AI가 급증하는 수요를 감당할 컴퓨팅 칩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했다는 증거”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블룸버그통신은 K3의 2조8,000억 개 매개변수가 모두 메모리에 저장돼야 하며, 저정밀도 데이터 형식으로 압축해도 약 1.4테라바이트(TB)의 메모리를 차지한다고 진단했다. 엔비디아의 블랙웰(Blackwell) GB300 시스템처럼 메모리가 풍부한 AI프로세서 클러스터 없이는 이런 모델을 원활히 서비스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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