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중재 시도에도… 이스라엘, 헤즈볼라 반발에 레바논 맹폭

박지영 기자

헤즈볼라가 미국 휴전안 거부하자
레바논 남부 폭격… 휴전 사실상 좌초
레바논 “이란, 협상 카드로 우리 이용 말라”

레바논 남부 디빈에서 6일 레바논군이 이스라엘 폭격으로 무너진 건물 잔해를 치우고 있다. 디빈=AP 연합뉴스

미국이 중재한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휴전 합의안을 레바논 내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거부하자 이스라엘이 레바논 남부를 맹폭했다. 헤즈볼라도 이스라엘을 상대로 반격에 나서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기획한 휴전은 사실상 좌초 위기에 놓였다.

5일(현지시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이날 레바논 남부 9개 마을에 강제 대피령을 내린 뒤 대대적인 공습을 감행했다. 최소 6명이 숨지고 수천명의 주민이 또다시 피란길에 올랐다.

이스라엘의 이날 공습은 헤즈볼라 수장인 나임 카셈 사무총장이 미국 중재 휴전안을 “레바논의 굴복을 강요하는 굴욕적인 시도이자 사실상의 항복 문서”라며 거부한 직후 단행됐다. 지난 3일 합의한 휴전안은 헤즈볼라가 먼저 공격을 중단하고 이스라엘-레바논 국경 전선에서 철수하는 것을 핵심으로 한다. 하지만 헤즈볼라는 이스라엘의 점령지 철수가 동반되지 않는 일방적 조건이라며 받아들이지 않았고, 이스라엘은 공격을 재개했다.

전투가 격화하면서 이스라엘군은 지난달 말 장악한 레바논 남부의 보포르를 교두보로 삼아 남부 최대 요충지인 나바티에를 향해 깊숙이 진격하고 있다. 최소 2,500명의 피란민이 머물던 산악 마을 안쿤까지 폭격이 이뤄져 인근 대도시로 향하는 도로가 피란 차량으로 극심한 정체를 빚은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이란 전쟁 발발 이후 레바논 내 피란민은 이미 100만명을 넘은 상황이다. 헤즈볼라 역시 레바논 남부에서 이스라엘을 겨냥한 로켓, 드론 공격을 이어가고 있으며, 대원 125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파악됐다.

레바논 사태는 호르무즈 해협, 이란의 고농축 우라늄 문제와 함께 종전 협상의 최대 변수로 급부상한 상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이란 전쟁을 끝내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지만, 이란 정부는 이스라엘이 레바논 공격을 멈추지 않으면 모든 종전 협상을 중단하겠다고 압박하고 있다.

레바논은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에 자국을 이용하지 말라고 규탄했다. 조셉 아운 레바논 대통령은 “이란은 미국과의 (종전) 협상에서 우리를 협상카드로 사용하고 있다”며 “이는 용납할 수 없다”고 이란 정권을 맹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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