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로봇’ 콕 집은 젠슨 황… 관련주 뛰고 동선 지도까지 나왔다

홍인택 기자

‘피지컬 AI 협력’이 젠슨 황 방한 화두
기업들 “반도체에 소외되다가…” 반색
주가 뛰고 ‘젠슨 황 동선’ 홈피도 등장

젠슨 황(가운데)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1일 오후 대만 타이베이 시내 해산물 식당에서 열린 ‘코리아 파트너스 나잇’에 입장하고 있다.뉴스1

“오랫동안 소외받는 기분이었는데, 확실히 회사에 활력이 도는 분위기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방한 일정에 포함된 한 비(非)반도체 기업 관계자는 2일 이렇게 말했다. 젠슨 황이 한국 로봇 사업에 적극 구애하면서, 인공지능(AI)발 초호황 증시 속 가려졌던 국내 기업들의 주가도 들썩이고 있기 때문이다. ‘1위’ AI 인프라 기업이 한국 로봇 산업의 잠재력을 인정한 것이지만, 피지컬 AI 생태계도 자사 플랫폼 안에서 키워내려는 ‘큰 그림’이 깔려 있단 점에서 시장의 과열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2일 테크업계에 따르면, 젠슨 황의 이번 방한 키워드는 로봇, 자율주행, 스마트 팩토리를 비롯한 피지컬 AI다. 피지컬 AI는 젠슨 황과 만나는 국내 기업들이 공통적으로 ‘미래 먹거리’로 꼽고 있는 분야다. 젠슨 황은 5일 서울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이해진 네이버 의장과 제2의 ‘깐부 회동’을 가진 후, 엔씨·두산 등 국내 기업과의 일정을 소화할 전망이다. 컴퓨텍스 행사 참석차 대만에 머물고 있는 젠슨 황은 1일 “한국 로봇 발전에 기여할 수 있길 바란다”며 국내 로봇 산업에 대한 각별한 관심을 숨기지 않았다.

‘새 깐부’ LG전자·두산로보틱스 주가 급등

LG전자, 두산로보틱스, 네이버는 엔비디아에서 피지컬 AI 마케팅을 총괄하는 젠슨 황의 장녀 매디슨 황이 4월 말 방한해 찾은 기업이란 점에서 새로운 ‘깐부’ 기업으로 묶이고 있다. 세 기업 주가는 젠슨 황 방한 소식이 알려진 후인 1일 상한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별도 회동 소식이 알려진 2일 엔씨 주가는 14% 급등했다. 젠슨 황의 국내 예상 동선과 관련 기업 주가를 보여주는 한국어 홈페이지가 등장했을 정도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 방한 기간의 예상 동선과 관련 기업 주가를 보여주는 한국어 홈페이지.

로봇 제조 역량과 자체 AI 모델을 가진 LG전자는 로봇의 두뇌에 해당하는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RFM) 개발에 엔비디아의 기술을 적극 활용하는 중이다. LG전자의 자체 RFM은 엔비디아의 휴머노이드용 RFM ‘아이작 그루트’를 기반으로 개발되고 있다. 로봇 학습용 데이터를 생성하고 시뮬레이션하는 데도 엔비디아의 플랫폼을 쓴다. 또 LG전자는 엔비디아의 산업용 디지털 트윈 플랫폼 ‘옴니버스’를 기반으로 스마트 팩토리 설루션을 고도화하고 있다. 매디슨 황 엔비디아 옴니버스 및 로보틱스 제품 마케팅 수석이사는 4월 방한 당시 “(LG전자와) 로보틱스, 피지컬 AI, AI 인프라와 관련해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두산과의 협업도 엔비디아 플랫폼과 모델에 기반한 자체 로봇 개발이란 구조가 유사하다. 김민수 두산로보틱스 대표는 4월 “매디슨 황과 논의한 내용을 바탕으로 두산의 하드웨어 제조 역량과 엔비디아의 소프트웨어 생태계를 결합해 지능형 로봇 설루션과 산업용 휴머노이드 상용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젠슨 황은 7일 두산 베어스의 서울 잠실구장 경기에 시구자로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매디슨 황(가운데) 엔비디아 옴니버스 및 로보틱스 제품 마케팅 수석이사가 1일 오후 대만 타이베이 시내에서 열린 ‘코리아 파트너스 나잇’에 참석하고 있다. 뉴스1

네이버 신사옥 가고 김택진도 만나나

2024년 6월 25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 엔비디아 본사에서 이해진(왼쪽부터) 네이버 의장,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최수연 네이버 대표가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네이버 인스타그램 계정

젠슨 황은 이해진 의장과 저녁 회동을 하고 나서 8일 경기 성남시 네이버 신사옥 ‘1784’를 찾을 것으로 전해진다. 네이버의 AI 모델 개발을 위한 그래픽처리장치(GPU) 같은 인프라 협력을 포함해, 피지컬 AI 협력 방안도 함께 논의될 거라는 관측이 나온다. 네이버는 자사 AI 모델 ‘하이퍼클로바X’를 고도화시키는 데 엔비디아의 거대언어모델(LLM) ‘네모트론 3 울트라’를 활용 중이다. 엔비디아는 1일 대만에서 열린 기술 콘퍼런스 ‘GTC 타이베이 2026’에서 네이버클라우드를 AI 인프라 주요 파트너로 공개했다.

엔씨는 게임과 AI를 접점으로 엔비디아와 협력을 논의한다. 젠슨 황은 7일 김택진 엔씨 대표와 만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엔비디아 그래픽카드에 기반한 게임 개발이라는 전통적 협력에 더해 피지컬 AI 협업 방안도 논의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엔씨의 AI 자회사 NC AI는 최근 포스코DX와 함께 RFM을 공동 개발하며 피지컬 AI 분야로 진출하고 있다.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

ko_KRKore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