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우크라에 첫 특사 파견… 종전 합의는 불투명
워싱턴=김현빈 특파원
특사단, 푸틴 만난 뒤 젤렌스키와 종전 논의
외교적 성과 원하는 트럼프, 종전 중재할까
영토 놓고 이견 분명… 젤렌스키 “겨울도 전쟁할 듯”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가운데)이 6일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특사 재러드 쿠슈너(오른쪽)와 스티브 위트코프(왼쪽)를 환영하고 있다. 키이우=UPI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특사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연이어 만났다. 빠른 시일 내 미국과 양국이 직접 참여하는 3자 종전 협상을 재개하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영토 문제 등을 둘러싼 양측의 간극을 좁히지 못해 구체적인 합의는 불투명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 특사 스티브 윗코프와 트럼프의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는 6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방문해 젤렌스키 대통령과 종전 협상을 이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특사들을 그간 8차례나 러시아로 보낸 것과 달리 키이우에 특사단을 파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1월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외교적 성과가 필요한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뿐 아니라 우크라이나와의 협상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존 랫클리프 중앙정보국(CIA) 국장을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에 파견해 3자 정상회담을 제안하기도 했다.
특사단은 전날 모스크바에서 푸틴 대통령과 3시간 넘게 회담한 뒤 러시아의 종전 요구 사항을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AFP통신 등에 따르면 윗코프는 회담을 마친 뒤 “실질적이고 중요한 논의였고 매우 고무됐다”며 “모스크바에서 진전을 이룬 새로운 아이디어들을 키이우로 가져왔다”고 전했다. 쿠슈너도 “이번 방문을 통해 진전을 이룰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이 나오길 바란다”며 “이번 여정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는 영국·프랑스·독일 국가안보보좌관들도 합류했다. 전쟁 종식 이후 러시아의 재침공을 억제하기 위한 미국과 유럽의 안전보장 및 경제적 지원과 함께 우크라이나 재건을 위한 이른바 ‘번영 계획’도 논의됐다. 백악관 관계자는 이날 “향후 몇 주 안에 발표될 실질적인 계획들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와 미국, 유럽은 가까운 시일 안에 후속 회의를 열기로 했다.
하지만 이번 특사단 방문에서 종전을 위한 구체적인 합의나 실행 방안은 도출되지 않았다. 특사단을 만난 뒤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쟁이 겨울에도 계속될 경우 유럽 파트너들의 지원을 기대하고 있다. 현재로서는 그렇게 될 것으로 보인다”며 조기 종전 가능성을 낮게 봤다고 영국 BBC방송이 전했다.
이는 특사단 방문 전부터 드러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입장 차이가 여전히 크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현재 우크라이나 동부·남부의 상당 지역을 점령한 뒤, 이 지역에 대한 러시아 주권 인정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헌법상 대통령이 영토를 임의로 양도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특사단의 유일한 성과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치명적인 공습 작전을 잠시 멈추게 한 것”을 꼽았다.
- 워싱턴=김현빈 특파원hb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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