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지지했던 청년 남성도 등 돌렸다… 전쟁 인한 물가상승에 ‘역풍’
이란 전쟁 물가상승·강경 이민정책 역풍
저소득층 유권자와 중도층도 민주당으로 기울어

미국 텍사스주 중간선거에 출마한 제임스 탈라리코 민주당 상원의원 후보와 지나 히노호사 민주당 주지사 후보를 지지하는 청년 유권자들이 2일 텍사스주 오스틴의 한 거리에서 팻말을 들고 선거 유세를 벌이고 있다. 오스틴=AFP 연합뉴스
11·3 미국 중간선거에서 연령과 성별, 인종을 막론하고 모든 인구집단이 민주당 지지로 기울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2024년 대통령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했던 청년층과 히스패닉이 대거 민주당으로 돌아선 것이 결정적이었다. 이란 전쟁으로 인해 팍팍해진 민생 경제와 강경한 이민정책이 변심의 주요인이었다.
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의 유권자 동향 분석에 따르면 2년 전 대선에 비해 이번 중간선거에서는 전체 유권자의 15%포인트(p)가 민주당 지지로 이동했다.
이러한 변화는 특히 젊은 유권자들 사이에서 두드러졌다. Z세대에 해당하는 18~29세 유권자 70%가 민주당을 택했는데 이는 2024년 대선 당시보다 33%p 민주당으로 기운 것이다. 밀레니얼 세대에 해당하는 30~44세 유권자도 63%가 민주당에 투표해 2년 전에 비해 24%p 늘었다.
미국 CNN방송은 Z세대 유권자층에서의 격차가 젊은 세대의 영향이 컸던 2008년 당시 격차보다 더욱 극적이라고 밝혔다. 당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18~29세 유권자들 사이에서 34%p 차로 이겼는데, 이번에는 민주당이 공화당과 40%p 넘게 격차를 벌렸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주된 지지층이었던 젊은 남성의 변심도 두드러졌다. NYT에 따르면 18~44세 남성 중 59%가 민주당을 찍었다. 2년 전보다 32%p나 민주당으로 기울어진 것이다. 이란 전쟁이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라스베이거스의 청년 레인저 어윈(22)은 NYT에 “트럼프 대통령은 반전을 외쳤지만 우리는 다시 중동에서 전쟁을 벌이고 있다”며 “모든 물가가 올랐고 휘발유 가격은 터무니없이 비싸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래픽=박종범 기자
2024년 트럼프 대통령의 백악관 복귀에 큰 힘이 됐던 히스패닉 유권자들 역시 이번에는 반(反)트럼프 정서를 대거 표출했다. 이들 중 69%가 민주당을 찍었는데 2년 전보다 29%p나 민주당으로 방향을 바꾼 결과다. 히스패닉 유권자가 4분의 1인 텍사스주에서 주지사와 상원의원 모두 민주당 후보가 역전승을 한 것도 이 때문이다.
대졸 미만 백인의 투표 변화도 눈여겨볼 만하다. 이 계층에서는 여전히 59%가 공화당을 지지했지만 40%가 민주당에 힘을 실어줬다. 2년 전보다 민주당에 14%p 더 투표하면서 공고했던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믿음이 흔들리고 있음을 보여준다.
물가 상승으로 인한 경제적 부담은 저소득층 유권자를 흔들었다. AP통신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2025년 가구 소득 5만 달러(약 6,710만 원) 이하인 유권자의 절반 이상이 하원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에 투표했다. 이런 유권자 10명 중 6명이 생활비 문제가 투표에 “결정적”이라고 답했다. CNN 조사에서도 유권자들의 60% 이상은 “물가 상승은 외부 유인보다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때문”이라며 책임을 돌리는 경향이 드러났다.
중도성향 유권자들의 좌클릭도 민주당 과반에 결정적이었다. AP 조사에 따르면 중도성향 유권자의 80%가 “의회가 대통령에 대한 견제와 균형에 충분한 역할을 하지 못한다”고 답했다. 또 중도층의 3분의 2가 하원 선거에서 민주당을 지지했다고 분석했다. 2년 전 중도층 10명 중 6명이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대선후보를 지지했던 것보다 늘어난 것이다. AP는 특히 캔자스·아이오와주 등 격전지에서 중도층 효과가 컸다고 분석했다.
- 신혜정 기자are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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