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딩크 “북한에서 뭘 해보려고 했는데…” 2002 월드컵 비화 공개

권영은 기자

‘월드컵 4강’ 이후 온갖 제안 쏟아져
“제주 별장은 거절할 수밖에 없었다”

거스 히딩크 전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 한국일보 자료사진

2002 한일 월드컵 4강 신화를 이끈 거스 히딩크 감독이 당시 한국에서 누렸던 파격 대우와 북한 방문 비화를 공개했다. 자신에게 쏟아진 국민적 사랑이 “때로 부담스러울 정도였다”며 제주도 별장 선물 제안을 거절한 사연도 밝혔다.

히딩크 감독은 12일(현지시간) 영국 축구 전문지 포포투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인들이 나를 ‘보스 중 보스’라고 부를 때 ‘그래, 이제 정말 충분하구나’ 생각했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경기장에는 ‘희동구 대통령’이라는 현수막이 걸리고, 어떤 사람들은 내가 귀화했더라면 좋은 대통령 후보가 될 거라고 말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희동구’는 대중이 그에게 붙여준 한국식 이름이다.

히딩크 감독은 “서울시 명예시민이 됐고, 온갖 제안을 받았다”고 했다. 그는 “거절하는 건 예의가 아니었지만 모든 걸 다 받아들일 순 없었다”며 “제주도에 별장을 지어주겠다는 제안도 받았지만, 유럽으로 돌아간 뒤 주말마다 그곳에 갈 것 같지는 않았다”고 웃었다.

히딩크 감독은 요즘도 1년에 한두 번 한국을 찾는다고 했다. 그는 2003년 자신의 이름을 딴 재단을 세운 뒤 시각장애 아동도 즐길 수 있는 풋살 전용 구장 ‘드림필드’를 전국 곳곳에 지었다.

히딩크 감독은 “재단을 통해 북한에서도 뭔가를 하고 싶었다”며 “북한에도 가봤는데 정치적 이유로 무산됐다”고 아쉬워했다. 그는 2015년 북한 평양과 개성에도 드림필드 건립을 추진했지만 성사되지 않았다. 2002년 9월 서울에서 열린 남북 친선 축구대회에선 기술고문 자격으로 한국팀 벤치에 앉았던 그는 “정말 특별한 순간이었다”며 “경기 전날 남북한 선수단이 함께 저녁 식사를 했는데 북한 측에서는 선수들이 도망가지 못하도록 철저하게 감시하고 있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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