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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앱 사용자 늘고 있지만 종이 성경 대체 못해”

말씀 잘게 쪼개 제공하는 디지털 성경

출시 이후 약 5억 7,500만 번 다운로드 되고 지금도 분당 95번 다운로드 될 정도로 인기 있는 앱이 있다. 바로 스마트폰을 통해 성경을 읽을 수 있는 성경 앱 ‘유버전’(YouVersion)이다. 출시 15주년을 맞은 유버전은 현재 약 2,000여 개 언어로 된 성경 읽기 서비스를 전 세계에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유버전 외에도 현재 수백 개에 달하는 성경 앱을 스마트폰을 통해 접할 수 있다. 디지털 신문이 종이 신문을 빠르게 대체하듯 이들 디지털 성경도 종이에 인쇄된 성경의 위치를 위협할 수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전자 서적과 전자 신문 업계의 흐름을 살펴보면 알 수 있다. 킨들, 눅스, 아이패드 등 디지털 기기로 책을 읽을 수 있는 수단이 처음 등장했을 때 사람들은 ‘책은 종이를 넘기는 맛에 읽는 거야’라며 전자 서적의 미래에 대해 반신반의했다.

그러다가 아마존 등을 통해 종이 서적보다 저렴한 가격에 전자 서적을 다운로드 할 수 있게 되자 전자 서적의 점유율이 점차 늘기 시작했다. 킨들이 처음 소개된 2007년 이후 15년이 지난 지금 전자 서적 점유율은 정체됐고 사라질 것으로 우려됐던 종이 서적과 여전히 출판업계에 공존하고 있다. 현재 전문가 사이에서는 디지털 성경이 종이 서적의 지위를 완전히 밀어내지 않고 전자 서적과 비슷한 흐름을 따를 것이라는 예측이 많다.

유버전 출시 10년 뒤인 2018년 기독교계 여론조사기관 바나 그룹이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스마트폰 사용 비율이 높은 청년층에서 종이 성경 사용률이 47%로 디지털 성경 독자(28%)보다 훨씬 많았다. 특히 여성 중 종이 성경 사용률인 50%로 디지털 성경(24%)을 크게 앞질렀고 남성의 종이 성경 사용 비율이 43%로 여성보다 낮았지만 디지털 성경을 읽는 남성(31%)보다는 많았다.

유버전의 바비 그룬월드 CEO는 “성경 앱이 더 많은 사람이 성경을 읽도록 하는 효과적인 수단이지만 종이 성경이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디지털 성경을 사용하는 사람이 늘었지만 종이 성경과 함께 사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댈러스 신학대 존 다이어 신학과 부교수도 “종이 성경이 디지털 성경에 의해 ‘폐기 처분’되지 않을 것”이라며 같은 생각을 밝혔다.

다이어 부교수는 “디지털 기술로 인해 성경이 단순한 텍스트가 아닌 다양한 형태의 미디어 수단으로 변모하고 있다”라며 “종이 인쇄 방식뿐만 아니라 스크린, 오디오 등 다양한 형태로 성경을 접할 수 있는데 어떻게 사용하느냐가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다이어 부교수는 “디지털 성경이 더 수월한 접근성을 제공하지만 하나님을 말씀을 잘게 쪼개 제공할 경우 성경의 이해를 방해할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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