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세 메神의 역주행… 월드컵 18골 중 12골이 35세 이후
강은영 기자 외 1명
메시, 멀티골… 오스트리아에 2-0 승
알제리전 해트트릭 더해 5골 뽑아
월드컵서 18골… 역대 최다 득점 단독 1위
4년 전 카타르 대회부터 35세 이후 12골
56년 만에 월드컵 6경기 연속 득점 타이
월드컵 최다 경기 출전·최다 승리 등 기록
어슬렁 어슬렁 툭툭··· 유독 쉽게 득점 화제
“매 순간 즐기는 데 집중, 동료와 승리 만끽”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가 23일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오스트리아와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J조 2차전에서 1-0으로 앞서던 후반 추가시간 추가골을 넣고 기뻐하고 있다. 메시는 멀티골을 뽑으며 조국의 32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댈러스=로이터 연합뉴스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39·인터 마이애미)가 또 하나의 믿기 어려운 기록을 써냈다. 월드컵 통산 18골로 역대 최다 득점자가 된 것도 놀랍지만, 더 경이로운 사실은 그중 12골을 35세 이후에 넣을 정도로 여전히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선수가 은퇴를 고민할 나이에 오히려 득점 페이스를 끌어올리며 세계 축구 역사상 가장 위대한 공격수 중 한 명으로 자리매김했다.
메시는 23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J조 2차전 아르헨티나-오스트리아의 경기에서 멀티 골을 터뜨리며 아르헨티나의 2-0 승리를 이끌었다. 전반 3분 페널티킥을 실축했지만, 전반 38분 파쿤도 메디나(27·마르세유)가 내준 컷백 패스를 논스톱 왼발 슈팅으로 연결해 선제 골을 뽑았고, 후반 추가 시간엔 쐐기 골을 터뜨렸다. 경기 종료 직전엔 프리킥 키커로 나서 ‘2경기 연속 해트트릭’에 도전했지만, 슈팅이 골문을 벗어나며 경기는 그대로 종료됐다.
이로써 아르헨티나는 2연승(승점 6)으로 32강 진출을 확정했고, 메시는 자신의 A매치 통산 200번째 경기에서 월드컵 개인 통산 17·18호 골을 기록하며 미로슬라프 클로제(독일·16골)를 넘어 역대 최다 득점 단독 1위로 올라섰다.

메시, 역대 월드컵 득점 기록
하지만, 골 숫자보다 더 놀라운 것은 득점이 나온 시기다. 메시는 2006 독일 월드컵에서 19세의 나이로 처음 월드컵 무대를 밟아 1골(1도움)을 넣었고, 2010 남아공 대회에서는 무득점에 그쳤다. 2014 브라질 대회에서 4골, 2018 러시아 대회에서 1골을 넣으며 30대 초반까지 쌓은 월드컵 득점은 6골에 불과했다.
그런데 35세가 된 2022 카타르 월드컵부터 골 폭발이 시작됐다. 카타르 대회에서만 7골(3도움)을 몰아치며 아르헨티나에 우승컵을 안긴 그는 39세로 출전한 이번 대회에서도 조별리그 2경기 만에 5골을 터뜨렸다. 월드컵 통산 18골 가운데 무려 12골이 35세 이후에 나온 것이다. 일반적으로 공격수는 30대 중반 이후 활동량과 순발력이 떨어지게 마련이지만, 메시는 오히려 나이를 먹을수록 월드컵에서 더 강해지는 이례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리오넬 메시가 23일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오스트리아와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J조 2차전에서 멀티골을 터뜨리며 2-0 승리로 경기를 마친 뒤 동료들과 기뻐하고 있다. 댈러스=EPA 연합뉴스

리오넬 메시가 23일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오스트리아와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J조 2차전에서 멀티골을 터뜨려 2-0 승리를 이끈 뒤 관중에게 인사하며 경기장을 나가고 있다. 댈러스=AFP 연합뉴스
이번 대회에서도 메시는 젊은 시절처럼 폭발적인 스피드를 앞세우지는 않는다. 대신, 상대 수비의 움직임을 읽어내는 ‘스캐닝’ 능력, 빈 공간을 찾는 움직임, 한 번의 터치로 마무리하는 결정력으로 경기를 지배하고 있다. 경기 중에는 마치 산책하듯 움직이다가 결정적인 순간에 골문 앞에 나타나 득점을 만들어내는 모습이 반복되고 있다. 팬들 사이에서는 “어슬렁어슬렁 툭툭 넣는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메시는 이날 멀티 골로 또 다른 역사도 썼다.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전부터 월드컵 6경기 연속 득점에 성공하며, 1958년 스웨덴 월드컵 당시 쥐스트 퐁텐(프랑스), 1970년 멕시코 월드컵의 자이라지뉴(브라질)가 보유한 월드컵 최다 연속 경기 득점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여기에 월드컵 최다 경기 출전(28경기), 최다 승리(18승), 최다 공격 포인트(26개) 기록도 추가로 작성했다.

리오넬 메시가 23일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오스트리아와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J조 2차전에서 전반 페널티킥 키커로 나섰으나 실축하고 있다. 댈러스=로이터 연합뉴스

리오넬 메시가 23일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오스트리아와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J조 2차전에서 전반 페널티킥을 실축하고 얼굴을 감싸며 아쉬워하고 있다. 댈러스=AP 연합뉴스
FC바르셀로나(스페인)에서 함께 뛰었던 사비 에르난데스 전 바르셀로나 감독은 “메시는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는 선수”라며 “그는 축구계의 마이클 조던이다. 지난 20년 동안 최고의 선수였고, 그와 함께 뛰며 같은 시대를 보냈다는 사실에 감사하다”고 찬사를 보냈다.
메시는 월드컵 최다 득점 신기록에 대해 “그저 지금 매 순간을 즐기는 데 집중하고 싶다”며 “동료들과 함께 승리를 만드는 게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우승 후보를 꼽아달라’는 질문엔 “지금은 너무 피곤해서 거기까지 생각하기 힘들다”며 ‘디펜딩 챔피언’다운 여유를 보였다.
- 강은영 기자kiss@hankookilbo.com
- 정예준 인턴기자yejunborn1022@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