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규제가 중국 키웠나… 앤트로픽 턱밑까지 쫓아온 中 보안AI

보안 AI 패권 흔드는 즈푸AI ‘GLM-5.2’
취약 탐지 성능, 앤트로픽 미토스급 근접
美 “자국 AI만 묶어 중국 키운다” 역풍

즈푸AI 첫 화면. 즈푸AI 홈페이지 캡처

미국이 국가 안보를 이유로 최첨단 인공지능(AI) 모델의 해외 사용을 잇달아 제한하는 사이 중국 AI가 ‘사이버 보안’ 분야에서 미국과의 격차를 빠르게 좁히고 있다. 미국 AI를 묶는 규제가 오히려 중국 AI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28일(현지시간) 미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정보기술(IT) 전문매체 테크크런치에 따르면, 중국 즈푸AI(Zhipu AI)의 AI 모델 ‘GLM-5.2’가 소프트웨어 보안 취약점 탐지 성능에서 미국 앤트로픽의 최신 AI 모델 ‘미토스’와 맞먹는 수준까지 올라왔다. 일반적인 추론이나 범용 AI 성능에서는 여전히 앤트로픽과 오픈AI가 앞서지만, 사이버 보안 분야만큼은 중국이 빠르게 따라붙고 있다는 지적이다.

AI 중개 플랫폼 ‘오픈라우터’에서 세계 10위

즈푸AI는 중국 칭화대 출신 인재들이 설립한 대표적인 AI 유니콘 기업이다. AI의 취약점 탐지 능력은 공격자(해커)보다 먼저 보안 결함을 찾아 방어하는 데 활용될 수 있지만, 반대로 악용될 경우 대규모 사이버 공격을 초래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보안 업계에서는 AI가 인터넷 전체의 보안 취약점을 순식간에 찾아낼 수 있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최근 미국·영국 등 정보동맹 파이브아이즈가 “AI가 수개월 단위로 사이버 공격과 방어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고 경고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특히 GLM-5.2는 누구나 내려받아 자체 서버에서 수정·운영할 수 있는 오픈웨이트 모델이라는 점이 주목된다.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 만큼 기업들이 빠르게 채택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전 세계 수많은 기업의 AI 모델들을 하나의 연결 통로(API)로 편리하게 골라 쓸 수 있게 해주는 AI 중개 플랫폼 ‘오픈라우터(OpenRouter)’에서 GLM-5.2는 세계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AI 모델 10위 안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美 규제가 중국엔 오히려 중국에 기회?

중국도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중국 보안업체 360시큐리티테크놀로지는 최근 AI 기반 취약점 탐지 도구 ‘투룽펑(Tulongfeng)’을 공개하며 “미토스와 맞먹는 성능”이라고 주장했다. 저우훙이 최고경영자(CEO)는 “사이버 전쟁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무기를 미국만 독점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는 최근 보안 우려를 이유로 오픈AI의 GPT-5.6과 앤트로픽의 ‘페이블’ 등 최첨단 AI 모델의 해외 접근을 제한했다. 이 같은 정책을 두고 미국 AI 업계에서는 역효과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미 싱크탱크 인스티튜트 포 프로그레스의 사이프 칸 연구원은 “페이블은 막으면서 중국이 AI를 개발하는 데 필요한 반도체는 계속 공급하는 것은 중국에 선물을 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보안 전문가 닐스 프로보스도 “미국 규제가 강화될수록 기업들은 더 저렴하면서도 성능이 뛰어난 중국 오픈웨이트 모델로 이동하게 되고, 결국 미국 AI 산업 경쟁력만 약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AI·가상자산 ‘차르(총책임자)’이자 대통령 과학기술자문위원회 공동의장을 맡았던 데이비드 삭스 역시 지난해 10월 “중국에 모든 반도체 수출을 금지하면 오히려 화웨이가 시장 점유율을 키우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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