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전만 오면 판다” 반등하자 팔아치운 개미… 8200선엔 4.3조 매물 대기

김민순 기자

급락에도 저가 매수 대신 매도 택한 개인
“개인 투자심리 극심한 공포 구간 진입”

15일 스마트폰 주식거래 앱 화면을 통해 SK하이닉스 단일종목레버리지 상품이 반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뉴스1

“올라줄 때 나갑니다. 언제 또 하락할지 모르잖아요.”

미국 뉴욕증시 급등에 힘입어 15일 코스피와 코스닥이 일제히 반등했지만, 개인투자자들의 표정은 밝지 않았다. 이달 들어 반복된 급락으로 투자 심리가 크게 위축된 데다 극심한 변동성으로 인한 피로감까지 쌓이면서 ‘본전만 찾으면 팔겠다’는 매도 심리가 확산한 때문이다.

이날 코스피는 외국인(2조3,227억 원)과 기관(1,827억 원)의 동반 매수세에 전 거래일 대비 427.58포인트(6.24%) 상승한 7,284.41로 마감했다. 이에 반해 개인은 2조3,227억 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최근 급락장을 겪었던 개인들이 이날 반등을 손실을 줄일 매도 기회로 활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주식 커뮤니티에서는 “조금이라도 올랐을 때 팔겠다” “도망가는 게 그나마 돈 버는 길” “미련 없이 손절했다” 등의 글이 잇따랐다.

증권가에서는 최근 개인들의 매도세를 이례적으로 보고 있다. 통상 개인투자자는 주가가 떨어지면 저가 매수에 나서는 경향을 보이는데, 최근에는 하락장에서조차 매도에 나서는 등 평소와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코스피 지수가 5% 넘게 급락한 8일 개인이 매도(353억 원) 우위로 돌아선 것이 대표적이다.

이은택 KB증권 애널리스트는 “통상 주가 급락 시 대규모 순매수가 나와야 하지만 이번에는 반대였는데, 저가 매수의 용기마저 사라지는 구간에 진입한 것”이라며 “투자자 심리가 극심한 공포에 빠져있다는 의미”라고 진단했다.

개인들의 매수 여력도 눈에 띄게 약해지고 있다. 투자 대기자금 성격의 투자자예탁금은 지난달 4일 139조6,946억 원까지 늘었지만, 한 달여 만에 109조115억 원으로 약 22% 감소했다.

본전 회복을 기다리는 매도 물량도 만만찮아 향후 증시에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신영증권이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매수대금을 코스피 지수대별로 추정한 결과 8,200~8,400 구간에 약 4조3,000억 원의 물량이 집중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종목별로는 SK하이닉스 220만 원대, 삼성전자 29만 원 및 36만 원대에 매수 물량이 몰려 있다.

지수가 해당 가격대에 가까워질수록 원금 회복을 노린 ‘본전 매물’이 쏟아져 상승세를 제약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효진 신영증권 연구원은 “인공지능(AI) 수요와 실물 기초 여건이 견조한 상태인 만큼 추가 하락 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다만 유가 및 금리 불확실성, 단일종목 레버리지 매수 추이를 감안하면 가파른 회복도 기대하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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