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이란 해상 봉쇄 재개… “내주 합의 불발 땐 발전소 공격”

워싱턴=권경성 특파원 외 1명

종전 MOU 체결 뒤 해제했다 복원
돌입 직전 상선 공격 원점 추가 공습
시한 제시하며 인프라 파괴 재위협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14일 미 워싱턴 백악관 집무실(오벌오피스)에서 양자 회담을 하기 위해 만난 알리 알자이디 이라크 총리와 악수하고 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미국이 지난달 휴전 합의 이후 중단했던 대(對)이란 해상 봉쇄를 재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내주까지 종전 관련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발전소 등 민간 기반시설(인프라)을 공격하겠다고 이란에 경고했다.

홍해 관문도 막히나

14일(현지시간) 미군 중부사령부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오늘 오후 4시(미국 동부시간)를 기해 이란 항구와 연안 지역을 오가는 선박이 대상인 해상 봉쇄를 다시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중동 전역에서 20척이 넘는 미 해군 전함과 수백 대의 군용기가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해상 봉쇄는 이란의 모든 항구를 드나드는 선박의 출입을 막아 이란산 원유 수출 및 해상 물류를 차단하는 조치다. 미국은 지난달 중순 이란과 종전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며 이란의 호르무즈해협 재개방을 조건으로 해상 봉쇄를 해제하기로 합의했지만, 이란이 해협 통항 상선을 계속 공격하자 ‘휴전 종료’를 선언했고 이번에 봉쇄 조치를 복원했다.

이란은 맞불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15일 국영 매체를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적들이 세계 원유·가스 수출로를 자신들의 해적을 동원해 차단한 이상 미국과 그 동맹국들에 이익이 되는 다른 원유·가스 수출로 역시 차단될 것임을 각오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로이터통신은 예멘 후티 반군을 이용해 홍해로 향하는 관문인 바브엘만데브해협을 폐쇄할 수 있다는 신호를 이란이 보낸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란 반관영 타스님통신은 아랍에미리트(UAE)의 푸자이라 송유관과 사우디아라비아의 동서 송유관이 타격 대상이 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재봉쇄는 공습과 함께 이뤄졌다. 중부사령부는 14일 봉쇄 돌입을 한 시간 앞둔 오후 3시 “호르무즈해협에서 상선 공격에 이용되는 이란의 능력을 계속 약화하기 위해 이란을 상대로 추가 공습을 개시했다”고 밝혔다. 11일부터 나흘째다. 남부 후제스탄주의 밀 저장 시설도 공격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실일 경우 미군의 첫 식량 공급 인프라 타격이다.

이란도 즉각 반격에 나섰다. 이란군은 미군이 사용하는 요르단 내 공군 기지를 겨냥해 추가 무인기(드론) 공격을 했다고 밝혔다. IRGC 역시 쿠웨이트 미나 압둘라에 있는 미군 군수·지원 시설을 공격해 불태웠다고 주장했다.

“협상 테이블로 돌아와”

15일 이란 테헤란의 한 거리에서 한 여성이 2월 말 개전 첫날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사망한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전 이란 최고지도자의 벽화 앞을 지나가고 있다. 테헤란=EPA 연합뉴스

미국의 압박 강화는 협상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한을 제시하며 민간 인프라까지 파괴할 수 있다는 위협을 이란에 다시 가했다. 14일 미국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우리는 그들을 아주 심하게 두들겨 패고 있다”며 다음 주까지 이란과 종전 관련 합의가 도출되지 않을 경우 “그들의 발전소를 모두 무너뜨리고 교량도 모두 무너뜨리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 대표자들이 사실 (인터뷰) 한 시간 전에도 (이란 대표단과) 대화했다”며 합의 의지도 남아 있음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하는 민간 선박에 선적된 화물 가치의 20%를 ‘보호비’ 명목으로 미국이 받겠다고 13일 공언했다가 하루 만에 이를 철회했다. 그러나 발언 번복도 국제 유가 상승을 막지는 못했다. 14일 브렌트유 선물 종가는 배럴당 84.73달러로 전장 대비 1.7%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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