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란 답변, 완전히 용납 불가”… 종전 협상 다시 고비
SNS에 “방금 읽어… 맘에 안 든다”
회신 내용·휴전 입장 등은 안 밝혀
이란 매체 “트럼프 반응 안 중요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 미 워싱턴 백악관에 도착하며 주먹을 쥐어 보이고 있다. 워싱턴=EPA 연합뉴스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이 다시 고비를 맞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제안에 대해 수용 거부 가능성을 강력히 시사하면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방금 이란의 이른바 ‘대표들’로부터 온 답변을 읽었다. 나는 이게 마음에 들지 않는다. 완전히 용납할 수 없다”고 적었다.
미국은 이란에 종전 관련 제안을 보낸 뒤 회신을 기다리고 있었다. 미국 온라인 매체 액시오스는 6일 양국이 1쪽짜리 종전 관련 양해각서(MOU) 체결에 근접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8일 백악관 취재진에 “나는 아마도 오늘 밤 서한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지만, 이란 측 답변을 접하기까지 이틀이 더 걸린 셈이다.
이란 국영 IRNA통신은 이날 이란이 중재국인 파키스탄을 통해 미국에 답변을 건넸다고 보도했다. 이란은 모든 전선에서의 전쟁 중단과 이란에 대한 제재 해제를 종전의 핵심 조건으로 요구했다고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와 연계된 반관영 타스님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특히 미국의 대(對)이란 해상 봉쇄 종식 및 30일간 이란 원유 판매 금지 조치 해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 게시물에 이란의 답변 중 어떤 부분이 용납 불가인지는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 지난달 7일 개시된 이란과의 휴전과 현재 진행 중인 협상을 지속할지에 대해서도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다.
미국 언론 보도에 따르면 미국은 핵무기 재료로 쓰이는 우라늄의 농축을 이란이 20년간 유예하고 비축 중인 고농축 우라늄을 미국에 건네는 한편 국제 선박이 호르무즈해협을 자유롭게 통항할 수 있도록 보장할 것을 핵심적으로 요구했다.
이란의 회신을 받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이 예상보다 오래 걸리자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란의 답변에 대한 반응을 올리기 약 2시간 전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란은 47년간 미국과 세계의 나머지 국가들을 가지고 놀아 왔다. 미루고, 미루고, 미룬다”고 비난했다.
이날 타스님통신은 자국 제안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부정적 입장이 SNS로 공개된 뒤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의 반응은 전혀 중요하지 않다”고 전했다. 통신은 “이란에서 누구도 트럼프를 만족시키기 위한 계획을 만들지 않는다. 협상팀은 이란 국민의 권리를 위한 계획만 작성해야 한다”며 “트럼프가 이란의 답변에 만족하지 않는다면 오히려 그게 자연스럽고 더 나은 일”이라고 덧붙였다.
협상은 또다시 좌초 위기다. 지난달 11, 12일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이뤄진 고위급 회담이 빈손으로 끝난 데 이어, 파키스탄을 사이에 두고 진행된 비대면 협상마저 사실상 결렬 직전에 이르면서다. 현재 미국은 이란의 호르무즈해협 봉쇄에, 이란의 원유 수출과 생필품 수입 등을 차단하는 해상 봉쇄로 맞불을 놓고 있는 상황이다.
전쟁 재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마이크 왈츠 주유엔 미국 대사는 이날 미국 ABC뉴스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적대 행위로 돌아가기 전 가능한 모든 기회를 외교에 주고 있다”며 그와 동시에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에 대해 공격을 재개할 준비가 확실히 돼 있다고 말했다.
- 워싱턴=권경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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