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방, 한국에 대이란 군사 작전 동참 압박… “동맹의 힘 필수”

안규백·헤그세스, 美펜타곤서 회담
전작권 전환·동맹 현대화 동상이몽
핵잠 협력·대북정보 미공유도 논의

안규백(왼쪽) 국방부 장관이 11일 미국 워싱턴 인근 버지니아주 알링턴 미 국방부(전쟁부) 청사(펜타곤)에서 피트 헤그세스 미 전쟁부 장관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 워싱턴=AP 뉴시스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전쟁부) 장관이 안규백 국방부 장관을 만나 미국의 대(對)이란 군사 작전에 한국이 동참해 줄 것을 공개적으로 압박했다. 두 나라 장관은 한미가 각각 중시하는 양국 간 안보 과제인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과 동맹 현대화도 힘을 합쳐 추진하기로 했다.

“파트너들, 우리와 어깨 나란히”

헤그세스 장관은 1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인근 버지니아주(州) 알링턴의 전쟁부 청사(펜타곤)에서 안 장관과 회담하기 전 공개 모두발언을 통해 동맹 간 결속력을 강조하며 자국의 대이란 군사 작전에 협력해 달라고 주문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장대한 분노(Epic Fury)’ 작전 승인은 위협들에 맞서고 그들(동맹)의 이익을 수호하겠다는 현 행정부의 확고한 의지를 보여 준다”며 “현재 세계 위협 환경에서 동맹의 힘은 무엇보다 중요하고(critical), 우리는 우리 파트너들이 우리와 어깨를 나란히 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헤그세스 장관의 이날 동참 요구는 4일 호르무즈해협에서 발행한 한국 화물선 HMM 나무호 화재가 최근 조사 결과 정체가 불분명한 비행체에 의한 외부 공격 탓인 것으로 확인된 상황에서 이뤄졌다. 공격 주체가 특정되지 않았지만, 선박에 남은 타공 흔적 등으로 볼 때 이란제 무인기(드론) ‘샤헤드-136’일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인사들의 한국 호르무즈 파병 요청 관련 발언. 그래픽=이지원 기자

“상호 안보 이익 영역서 협력”

이날 회담에서 논의된 핵심 동맹 현안은 전작권 전환과 동맹 현대화였다. 회담 뒤 배포된 한미 공동 보도문에 따르면 안 장관은 국방비 증액, 핵심 군사 역량 확보, 한반도 방위 주도를 위한 최근 한국의 노력을 설명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동맹 현대화 과정에서 위협 억제 및 한미 연합방위태세 강화를 위해 현실적이고 실용적인 접근을 채택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의 우선 목표는 2028년까지 미국으로부터 전작권을 돌려받는 것이다. 가능한 한 전작권 전환에 전향적인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2029년 1월 20일까지)가 끝나기 전에 전환을 마친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미국의 목표 시점은 이재명 정부보다 늦다.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은 최근 미국 연방의회 청문회에서 2029년 1분기까지 전작권을 돌려주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주한미군의 중국 견제 역할 강화가 핵심인 동맹 현대화는 미국이 줄곧 추진해 온 목표다. 트럼프 행정부도 속도를 내고 싶어 한다. 문제는 그럴수록 한국 대북 방어 부담이 늘어난다는 점이다. 대만을 둘러싸고 미중 간에 분쟁이 벌어질 경우 한국이 말려들 가능성도 커진다. 한미는 공동 보도문에서 “양국 장관은 긴밀한 소통을 유지하며 상호 안보 이익의 영역에서 협력을 증진시키기로 했다”고 전했다.

“국방비 늘려 대북 방어” 한목소리

안규백(왼쪽 두 번째) 국방부 장관과 피트 헤그세스(오른쪽 두 번째) 미국 국방부(전쟁부) 장관이 11일 미 워싱턴 인근 전쟁부 청사(펜타곤)에서 회담하고 있다. 국방부 제공

동맹국의 방위비 분담 확대를 추진하는 미국 입장에서 한국이 모범적 국가라는 데에는 양국 간에 이견이 별로 없다. 헤그세스 장관은 한국의 국방비 증액 약속 및 한반도 방어 주도 의지를 높이 평가한 뒤 “모든 미국 파트너가 진정한 부담 분담을 실천하는 것은 탄력적인 동맹의 기반을 다지고 지역 적대국을 효과적으로 억제하는 데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안 장관은 “국방비 증액 등으로 핵심 국가 국방 역량을 확보해 우리 주도의 한반도 방위를 실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회담에서는 한미 정상이 지난해 합의한 뒤 쿠팡을 둘러싼 갈등 속에 양국 간 후속 협의가 부진한 한국 핵추진잠수함(핵잠) 건조 관련 양국 간 협력과 한국 측 정보 누설이 이유로 거론되는 미국의 대북 정보 공유 제한 문제도 논의 대상이 됐을 가능성이 있다.

양국 국방장관 회담은 지난해 11월 4일 서울에서 열린 제57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 회담 뒤 반년 만이다. 안 장관이 미국을 찾은 것은 지난해 7월 취임 뒤 처음이다.

<Copyright ⓒ 한국일보.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en_USEngli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