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라운 행사 될 것” 트럼프 방중 준비 본격화…대중 압박도 고삐

트럼프, 시진핑과 만남에 “놀라울 것” 기대감
미중 외교·경제 고위급 연쇄 통화로 의제 조율
C-17 수송기 베이징 포착…방중 준비 정황?
美, 中 정유소·통신사 등 전방위 제재 카드 축적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해 10월 30일 부산 김해공군기지 의전실 나래마루에서 미중정상회담을 마친 뒤 회담장을 나서며 인사하고 있다. 부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국 방문 준비가 본격화하고 있다. 미국·이란 전쟁 장기화로 방중 일정이 다시 연기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지만, 미중 양국은 일단 이달 중순 정상회담을 예정대로 준비하는 분위기다.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이 중국 기업을 겨냥한 제재와 규제를 잇달아 내놓으면서, 회담 전 협상 지렛대를 높이려는 움직임도 뚜렷해지고 있다.

2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백악관을 떠나기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중국 방문에 대해 “놀라운 행사(amazing event)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회담에 대해서도 “훌륭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백악관 발표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4, 15일 베이징을 방문해 시 주석과 정상회담을 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은 당초 3월 말에서 4월 초 사이 추진됐지만, 미국·이란 전쟁 여파로 한 차례 연기됐다. 미국과 이란 간 종전 협상이 최근 교착 상태에 빠지면서 방중 일정이 또다시 연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방중 의지를 확인하면서 양국이 일정에 맞춰 준비 태세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양국 고위급 간 의제 조율도 차곡차곡 진행되고 있다. 지난달 30일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은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과 통화하고 “중요한 고위급 교류 의제를 잘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왕 부장은 특히 “대만 문제는 중국의 핵심 이익이자 중미 관계의 최대 리스크”라며 “미국은 응당 약속을 지키고 올바른 선택을 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같은 날 허리펑 중국 국무원 부총리도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화상 통화를 했다. 지난해 10월 부산에서 열렸던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의 정상회담 합의에 따른 후속 조치, 그리고 1년간 휴전하기로 한 양국 관세 전쟁에 대해서도 조율을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

방중 준비 정황도 포착됐다. 2일 홍콩 성도일보는 미국 공군 대형 수송기(C-17 글로브마스터 III) 1대가 1일 베이징 서우두공항에 착륙한 장면이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라왔다고 보도했다. 미국 대통령 순방 때는 대통령 전용 차량과 경호·지원 장비가 C-17 수송기를 통해 사전 운송되는 경우가 많아, 트럼프 대통령 방중을 앞둔 선발 물자 이동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중국 정부는 아직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 일정을 공식 확인하지 않고 있다.

이번 정상회담은 미중 관계의 돌파구를 마련한다기보다는 양국 간 충돌 위험을 관리하는 데 초점이 맞춰질 가능성이 크다. SCMP는 중국 전문가들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방중이 공급망 안정과 대만, 남중국해 등 안보 현안을 둘러싼 양국의 ‘레드라인’을 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미국·이란 전쟁이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미국도 대만해협이나 남중국해에서 새로운 불안정이 발생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는 것이다.

미국은 정상회담을 앞두고 대(對)중국 압박 수위도 끌어올리고 있다. 미국은 최근 이란산 원유를 구매한 중국 정유사와 개인을 제재했다. 2일 중국 상무부는 미국이 헝리 석유화학 등 중국 기업 5곳을 특별지정제재대상(SDN)에 올린 데 대해 “부당한 역외 조치”라며 해당 기업들에 미국 제재를 인정하거나 이행하지 말라는 ‘제재 이행 금지령’을 내렸다.

미 연방통신위원회(FCC)는 미국에서 사용되는 전자기기의 중국 연구소 인증 시험을 제한하고, 중국 3대 통신사의 미국 내 데이터센터 운영도 금지했다. 중국은 “FCC가 ‘기술 중립’ 원칙을 버리고 국가안보 개념의 일반화했다”라며 반발했다.

한편, 일본 정부도 미중 정상회담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지지통신은 1일 복수의 미일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일본 정부가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 전후 일본 방문을 미국 측에 타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 트럼프 대통령 간 정상회담을 통해 중일 관계와 대만 문제에 대한 인식을 공유하려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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