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이스라엘 레바논 공습 이유로 미국과의 협상 중단”
“이스라엘, 모든 전선서 휴전협정 위반
동맹 세력과 다양한 전선 활성화할 것”
네타냐후는 군에 수도 인근 도시 공격 명령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1일 레바논 남부 지역에서 연기가 솟아오르고 있는 모습이 이스라엘 갈릴리 지역에서 관찰되고 있다. 갈릴리=EPA 연합뉴스
이란이 휴전 중에도 계속되는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습에 항의하며 미국과의 협상을 중단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미국과 이란의 휴전 협상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찬물이 끼얹어진 형국이다.
이란 반관영 타스님통신은 1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격 중단이 휴전의 전제 조건 중 하나였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레바논을 포함한 모든 전선에서 휴전 협정이 위반됐다”며 “이를 감안해 이란 협상단은 ‘중재자를 통한 대화 및 서면 교환’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와 레바논에서의 전쟁을 즉각 중단하고, 이스라엘군이 레바논에서 완전히 철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타스님통신은 “이란과 저항 세력의 입장이 수용될 때까지는 어떠한 협상도 없을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더 나아가 이란 측은 주변 지역 친이란 동맹들과 함께 “호르무즈해협의 완전 봉쇄와 다른 전선의 활성화”를 의제로 삼았다고 덧붙였다. 이 동맹에는 레바논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를 비롯해 예멘의 후티 반군도 포함되는데, 후티는 수에즈운하로 통하는 홍해 남단의 바브엘만데브해협을 공격할 수 있는 존재다. 호르무즈해협에 이어 바브엘만데브해협까지 막힐 경우 안 그래도 경색된 글로벌 물류망이 더 큰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이스라엘이 1일 레바논 베이루트 남부 다히예 지역에 공습 예고를 하자 주민들이 짐을 싸들고 대피하고 있다. 다히예=EPA 연합뉴스
이란이 협상에서 손을 떼겠다고 선언한 것은 이스라엘이 며칠째 레바논 공습을 계속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레바논 공습 중단’은 이란이 미국과의 휴전 협상을 시작하면서 내건 주요 조건 중 하나다.
이스라엘군은 헤즈볼라를 처단하겠다며 4월 중순 본인들이 경계선으로 지정했던 남부 리타니강을 넘어 북쪽으로 진격하고 있다. 특히 이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군에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의 다히예 지역 공격을 지시했으며, 이스라엘 소식통은 미국 CNN방송에 “이 계획은 미국과 협의된 것”이라 밝혔다. 이에 대해 이란의 협상 대표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은 “이는 미국의 휴전 불이행을 보여주는 명백한 증거”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미국과 이란의 협상은 마지막 최종 결재 단계를 넘어서지 못하고 자존심 싸움을 거듭하며 지지부진한 상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날 이란과의 협상안 수정안을 반려했으며, 이란의 핵 관련 약속과 호르무즈해협 재개방 약속에 대해 더 강력한 조항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말 동안 미국은 “자위적 공습”이라며 이란의 레이더 및 지휘통제 시설을 표적 공격했고,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이 공격에 사용된 미 공군 기지를 타격했다고 밝혔다.
- 곽주현 기자zooh@hankookilbo.com
<Copyright ⓒ 한국일보.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