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종전합의 임박설’ 일축…”미국과 어떤 합의도 없었다”

이란 국영매체, 일제히 일축
이란 외무부 “미국 제안 검토 단계”
“협상, 강요와 강제로 이뤄질 수 없어”

6일 이란 테헤란 도심 광장에서 열린 친정부 집회 참가자가 이란 국기를 흔들고 있다. 이 남성 뒤에는 호르무즈해협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입을 꿰맨 모습의 대형 홍보물이 걸려 있다. 테헤란=AP뉴시스

이란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잇단 종전 합의 임박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이란 외무부와 의회의장, 국영매체들은 6일(현지시간) “합의는 없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과 미 언론보도를 일축했다.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SNSC) 연계 반관영 누르뉴스는 이날 핵심 소식통을 인용해 “이란과 미국 사이 어떠한 합의도 형성된 바 없으며, 트럼프 대통령의 ‘합의’ 주장은 사실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보도했다. 누르뉴스는 “파키스탄의 중재로 여러 차례 제안이 오갔지만, 아직 합의에 이르지 못했고, 현재 이란은 미국이 제시한 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도 미국의 제안을 검토하고 있을 뿐 합의에 임박한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국영매체 IRIB 인터뷰에서 “이란이 제출한 14개 항 제안에 대한 미국의 답변에 우리 측이 어떤 답을 할지 아직 파키스탄 측에 전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현재 협상에서 논의되는 핵심은 ‘전쟁 종식’이며, 핵 문제는 이번 단계에서 다뤄지지 않고 있다”고 했다. 그는 별도 메시지에서 “협상은 강요·위협·갈취·강제와 무관하다”고도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물밑 협상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이란에 합의를 강요·압박하고 있다는 주장으로 풀이된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연계 타스님통신은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이 가까워졌다는 미 온라인 매체 액시오스의 보도에 대해 “아직 수용 불가능한 일부 조항들이 포함된 미국의 제안에 공식적으로 답변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 언론의 선전은 최근 트럼프가 적대적 행동으로부터 후퇴하는 것을 정당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란의 협상대표단을 이끌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의회의장은 액시오스를 ‘폭시오스(Fauxius)’라 칭하며 “백악관 가짜뉴스의 주된 살포처”라고 규정했다. 가짜를 뜻하는 영어 ‘faux’와 액시오스를 합성한 표현이다. 그는 “이런 보도는 미국의 호르무즈해협 군사작전이 실패하면서 펼치는 심리전의 일환”이라고 주장했다. IRIB방송은 익명의 지정학 분석가를 인용해 “액시오스는 최근 다섯 차례나 ‘합의 임박’ 보도를 했지만, 단 한 건도 합의로 이어지지 않았다”며 “단독 보도를 하고 있는 바라크 라비드 기자는 백악관과 이스라엘 정보기관에 취재원을 가진 인물”이라고 지적했다.

이란이 미국과의 협상 자체를 거부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이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효과적인 협상은 전쟁 종식과 적대행위가 반복되지 않는다는 보장이 전제돼야 한다”고 말했다고 이란 국영매체들은 전했다. 핵 협상 진전 조건으로 호르무즈해협 안정 회복을 요구한 마크롱 대통령에게 미국의 적대행위 중단을 선결 조건으로 제안한 것이다.

앞서 액시오스는 이날 미국과 이란이 14개 항목을 담은 양해각서(MOU) 체결에 가까워졌다고 보도했다. MOU에는 이란의 핵농축 일시 중단, 호르무즈해협 개방, 미국의 제재 해제 등에 대한 세부 합의를 위해 30일간 협상을 시작한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폭스뉴스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전화 인터뷰에서 “이란과의 합의가 일주일이나 2주일 정도 소요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같은 날 백악관 집무실에서는 합의 시한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시한은 없다. 그것(합의)이 이뤄질 것이지만, 시한은 없다”고 했다. 또, 이란이 “합의를 매우 강력히 원한다”고 강조했다.

<Copyright ⓒ 한국일보.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

ko_KRKore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