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사, 늦은 밤까지 교섭 ‘진통’… 파업 개시 8일 앞으로

중앙노동위 사후조정 이틀간 교섭
‘영업익 15% 제도화’ 등 이견 못 좁혀
최종 결렬 시 공은 사법부·노동당국으로

최승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이 12일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열린 2차 사후조정회의 도중 회의장 밖으로 나와 노조 측 입장을 밝히기 위해 취재진에게 향하고 있다. 세종=연합뉴스

역대급 실적 호황 속에 성과급을 두고 갈등해온 삼성전자 노사가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이틀째 마라톤 교섭을 벌였지만 막판까지 진통을 겪었다. 노조가 21일로 예고한 총파업 개시는 이제 8일 앞(13일 기준)으로 다가왔다.

삼성전자 노사는 12일 정부세종청사 중노위에서 열린 2차 노사 임금협상 사후조정 회의에 참석해 12시간 넘게 교섭을 진행했다. 이날 회의는 황기돈 중노위 준상근조정위원이 주재했다.

조정 과정은 시작부터 순탄치 않았다. 황 위원은 이날 오전 취재진에 “어제 들은 (노사 양측의 이야기) 내용을 토대로 조정안을 만들고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노조 측은 회의 시작 전부터 협상 결렬도 불사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이후 이어진 조정 회의에서 노사 양측은 최대 쟁점인 성과급 재원 규모와 제도화 여부를 두고 좀처럼 물러서지 않았다. 노조는 △영업이익 15%(올해 예상 영업이익 300조 원 기준 45조 원)를 성과급 재원으로 마련하고 △성과급 상한(연봉 50%)을 영구 폐지하며 △이를 제도화하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반면 사측은 성과급 제도화는 미래 투자 재원 확보 여력을 감안해 곤란하다고 맞섰다. 영업이익 10% 정도 규모를 성과급 재원으로 쓰는 대신 △올해 매출·영업이익 업계 1위 달성 땐 반도체 부문 메모리 사업부에 ‘특별포상’ △적자사업부인 파운드리, 시스템LSI에도 성과 개선 땐 최대 75% 성과급 지급을 대안으로 꺼냈다.

교섭은 한때 결렬 위기로 치달았다. 최승호 삼성그룹 초기업노조 삼성전자 지부 위원장은 이날 오후 6시 19분쯤 회의장을 나와 기자에게 “노조는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의) 재원으로 사용하고 이를 제도화할 것을 요구하는데 사측은 계속 영업이익 10%를 말하고 비메모리 부문은 챙겨줄 수 없다는 입장을 반복하고 있다”며 “2시간 안에 결과물이 안 나오면 결렬로 알고 나갈 예정”이라고 엄포를 놨다. 또 사후조정 기간을 연장할 가능성을 두고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최 위원장은 노조 단체 대화방에도 “영업이익 15%가 불가능하다면 1~2%가 낮더라도 초과이익성과급(OPI) 주식보상 제도를 확대해 더 받을 수 있도록 계속 요구했다”고 전했다.

다만 결렬을 예고한 오후 8시 20분까지는 교섭의 판이 깨지지 않았다. 최 위원장은 이에 대해 “(중노위에서 노사 의견을 바탕으로 만든) 조정안을 가져온다고 해서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이미지 그래픽=김대훈 기자

중노위가 중재하는 협상도 난항을 겪으면서 향후 국면을 둔 다양한 가능성이 언급되고 있다. 우선 중노위는 노사가 조정 중단을 요청하더라도 조정의 실익이 남아 있다고 판단하면 노사를 설득해 기간 연장과 추가 조정을 시도할 계획이다.

끝내 사후조정에 실패한다면 공은 사법부나 노동 당국으로 넘어갈 수도 있다. 수원지법은 13일 삼성전자 측이 제기한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신청 2차 심문기일을 여는데 이르면 파업 예고일 전인 14일 또는 15일에 결론을 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일각에선 정부가 긴급조정권 카드를 꺼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에 따라 ‘쟁의행위가 현저히 국민경제를 해하거나 국민의 일상생활을 위태롭게 할 위험이 현존할 때’ 고용노동부 장관은 긴급조정권을 발동할 수 있다. 장관 판단에 따라 긴급조정권이 발동되면 노조는 즉시 쟁의행위를 중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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