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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6만마일’이면 마일리지 티켓

‘마일리지 상시 할인’ 도입, LA-인천 노선 14% 할인

아시아나항공과 합병을 추진 중인 국적항공사 대한항공이 마일리지 사용처 확대 조치 일환으로 LA-인천을 비롯한 전 세계 노선에 적용되는 상시 마일리지 할인 제도를 도입해 실시한다.

대한항공은 이번 달부터 LA를 포함해 전 세계 25개 도시를 대상으로 마일리지 할인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과거 대항항공이 특정 노선에 한해 비정기적으로 마일리지 할인 행사를 실시한 사례는 있었지만 상시적으로 전 세계 노선에 적용해 실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상시 마일리지 할인제도를 활용하면 비성수기 왕복 기준으로 인천-LA 노선의 경우 기존에 7만 마일이 있어야 마일리지 티켓을 구입할 수 있었던 게 6만 마일이면 마일리지 티켓 구입이 가능해져 14% 할인이 되는 효과를 낸다는 것이다.

대한항공의 이번 조치는 코로나19 기간 동안 급증한 마일리지를 아시아나항공과 합병 전에 최대한 줄여 부채로 인식되는 ‘마일리지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올해 초 마일리지 개편안을 내놓았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은 후유증도 만회하려는 시도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국 국내선은 물론 일본, 중국, 대양주, 유럽, 중동, 북미 등이 대상 지역이며 마일리지 할인이 적용되는 도시는 앞으로 계속해서 교체되어 실시되며, 업데이트 사항은 대한항공 웹사이트 스카이패스의 ‘보너스 핫픽’에 공지될 예정이다.

LA 출발의 경우 오는 9월1일부터 30일까지 매주 목요일 오전 1시 LA 국제공항을 떠나 인천공항으로 향하는 항공편에 적용될 예정이다. 14%의 할인율 적용 대상엔 LA 이외에도 샌프란시스코, 달라스, 시카고 등 북미 4개 도시가 포함되어 있다. 대한항공은 샌프란시스코 등 미국 내 타도시들의 구체적인 할인 적용 노선은 추후 발표할 계획이다.

대한항공이 이같은 마일리지 프로모션을 실시하는 것은 아시아나항공과 합병하기 전에 마일리지 사용처를 늘려 누적된 마일리지를 줄이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소비자들에게 갚아야 할 마일리지는 통상적으로 장부상 부채로 인식된다. 올 1분기 대한항공의 마일리지 부채는 진에어를 포함해 2조7,084억으로 2018년 대비 18%나 증가했다.

여기에 아직 아시아나항공과 통합 이후 마일리지 합병 비율도 정해지지 않은 상태여서 합병 이전에 마일리지를 최대한 소진하는 게 대한항공에게는 유리하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양사의 합병 완료 작업이 장기화하고 올 초 마일리지 개편안에 대한 소비자들의 우려가 커지면서 회심의 카드를 내놓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비자와 시장의 지지를 받기 위해 이번 상시 마일리지 할인 프로그램이 도입된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지난 4월부터 마일리지 개편안을 시행하려다 LA 한인을 비롯한 한국과 해외 여론의 반발로 철회했던 대한항공이 이번 상시 마일리지 할인 프로그램을 들고 나온 것은 악화된 기업 이미지를 제고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는 게 항공업계의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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