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굶어” 비쩍 마른 우크라 병사 참상에…식량 보급 지휘관 경질
러시아군과 전선에서 대치 8개월
드론으로만 식량 ·의약품 보급 가능
“빗물과 녹인 눈 마시며 버텨” 폭로
군 사령부 “여건 되면 병사들 철수”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스레드를 통해 공개된 우크라이나 병사들 모습. 스레드 캡처
한 우크라이나 병사의 아내가 갈비뼈가 드러날 정도로 비쩍 마른 병사들의 사진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개해 군 지도부를 향한 비판이 가열됐다. 이들은 보급 문제로 최장 17일까지 식량 없이 지낸 것으로 알려졌다. 군은 즉각 식량 보급 담당 지휘관을 경질했다.
24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 병사의 아내인 아나스타시야 실추크가 자신의 스레드 계정에 우크라이나군 병사 4명이 상의를 탈의한 사진을 게재했다. 사진 속 병사들은 갈비뼈가 드러날 정도로 마르고 창백한 모습이었다. 실추크는 “이들은 전선에 도착했을 당시 몸무게가 80~90㎏이었지만, 지금은 50㎏밖에 나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병사들이 식량을 보급받지 못한 최장 기간은 17일로, 빗물과 녹인 눈을 마시며 버텼다고 실추크는 고발했다. 실추크는 “남편이 무전으로 계속 (식량이 부족함을) 알렸지만 아무도 듣지 않았다고 한다”며 “남편은 식량과 물이 없다고 소리치며 애원했다”고 전했다.
해당 병사들은 우크라이나 북동부 도시 쿠피안스크 인근 전선을 8개월 동안 방어해 왔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이들의 주둔지가 적진과 매우 가까운 탓에, 식량과 의약품이 드론을 통해서만 보급이 가능했다.
실추크의 사진 게재 후 논란이 확산하자, 우크라이나군 총참모부는 해당 부대에서 식량 보급을 책임지던 지휘관을 교체했다고 밝혔다. 군 대변인은 “주둔지가 적의 전선과 매우 가까워 보급은 드론을 통해서만 가능했다”며 “러시아군은 식량, 탄약, 연료 등이 보이면 가능한 한 많이 가로채고 (드론을) 격추한다. 때로는 우리 군사 장비보다 물류 자체에 더 큰 관심을 보인다”고 해명했다.
실추크는 지휘관 경질 이후 상황이 나아졌다는 소식도 전했다. 그는 “남편이 ‘지난 8개월 동안 먹었던 것보다 방금 더 많이 먹었다’고 알려 왔다”고 했다. 다만 병사들은 여전히 불안에 떨고 있다고도 전했다. 실추크는 “병사들은 위가 줄어든 데다 내일도 음식이 있을지 확신할 수 없어 아직은 조금씩만 먹고 있다고 한다”며 “병력 교대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군 사령부는 “여건이 허락되면 병사들을 즉시 철수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 이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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