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SNS, 0.001초 먼저 보려면 돈 내라” 월가 ‘술렁’
이현주 기자
월 최대 1억 5000만 원 사용료 제시
트루스 소셜 발표에 시장 출렁이기도
공적 지위와 정보 ‘상업화’ 논란 제기
WSJ “사업 이익과 백악관 업무 뒤섞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7일 미국 뉴욕 트럼프 타워에서 열린 잔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 회장과의 리셉션에서 연설하고 있다. 뉴욕=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설립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 운영사가 트럼프 대통령의 게시물을 0.001초 빨리 볼 수 있는 유료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비스 이용료가 월 최대 10만 달러(약 1억 5,000만 원)에 이를 것으로 전해져, 대통령의 공적 지위와 이를 통해 얻는 정보를 상업화한다는 이해 충돌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17일(현지시간) 트루스소셜을 운영하는 ‘트럼프 미디어 & 테크놀로지 그룹(TMTG)’이 기관 투자자와 트레이딩 업체를 대상으로 ‘트루스 API(응용 프로그램 인터페이스)’라는 상품을 판매하기 위해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루스 API는 트럼프 대통령의 게시물이 대중에게 공개되기 전, 유료 서비스 가입자에게 내용을 0.001초 먼저 전달하는 서비스다. 다음 달 1일 서비스가 출시될 예정인 가운데, 잠정 고객들에게 서비스 이용료가 월 최대 10만 달러로 제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설립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 소셜’의 트럼프 대통령 계정. 팔로어는 1,290만 명에 달한다. 트루스 소셜 캡처
이 같은 가격이 책정될 수 있는 건 트럼프 대통령 발언의 파급력이 그만큼 강력하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관세와 통상 정책, 금리, 외교 현안 등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발표를 트루스소셜을 통해 자주 공개해 왔다. 이 때문에 게시물 공개 직후 주식이나 채권, 원자재 시장이 크게 출렁이는 일이 반복돼 왔다. 실제 FT가 입수한 TMTG 홍보 자료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시장에 영향을 미친 게시물 10건이 사례로 소개되기도 했다. 한 헤지펀드 관계자는 FT에 “사람들은 어쩔 수 없이 돈을 낼 것”이라며 “뉴스를 조금이라도 늦게 접하면 시장에서 크게 손해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월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을 통해 취급하는 정보와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을 사실상 유료로 판매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TMTG의 지분 중 약 41%를 ‘철회 가능 신탁’ 형식으로 보유하고 있다. 철회 가능 신탁은 위탁자가 살아 있는 동안 언제든지 신탁 계약을 해지하거나 신탁 재산을 변경·회수할 수 있는 신탁을 뜻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는 이 회사의 이사를 맡고 있기도 하다. WSJ는 트루스소셜 유료 서비스 출시에 대해 “대통령 가족이 사업 이익과 백악관 업무를 뒤섞은 최신 사례”라고 비판했다.
- 이현주 기자memory@hankookilbo.com
